잇단 아시아인 겨냥 범죄 濠유학산업에 ‘찬물’

잇단 아시아인 겨냥 범죄 濠유학산업에 ‘찬물’

입력 2012-11-11 00:00
업데이트 2012-11-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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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는 ‘아시아의 세기’ 천명했지만 국민의식 못따라가

호주에서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인을 겨냥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호주 유학산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렇다할 제조업 기반이 없는 호주에서는 유학산업이 광업, 관광업 등과 함께 호주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3대 산업 중 하나다.

11일 호주국제교육협회(IEAA)와 멜버른 대학 부설 호주인도학회 등에 따르면 2009년 63만여명에 달하던 호주 내 해외 유학생 수는 올해 20% 이상 감소한 50여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더 줄어 48만5천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유학산업으로 벌어들이는 호주 정부의 수입도 2009년 180억 호주달러(약 20조 원)에서 내년에는 140억 호주달러(약 16조 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 같은 호주 내 유학생 수 감소는 호주 유학생의 양대 산맥인 중국과 인도 유학생의 급격한 감소가 주요인이다.

특히 인도 유학생의 감소가 두드러져 2009년 12만 명에 달하던 호주 내 인도 유학생 수는 올해 3만7천여명으로 3년 사이 무려 69%나 급감했다.

인도 유학생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2009년 멜버른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인도 유학생 연쇄 폭행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멜버른에서는 20대 인도 유학생이 흉기로 살해당하는가 하면 3명의 인도 유학생이 70여명의 백인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등 인도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폭행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양국 간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호주 내 해외 유학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유학생도 감소 추세다.

2009년 20여만명에 육박하던 중국 유학생은 올해 16만여명으로 줄었으며 지난 4월 중국인 유학생 2명이 시드니에서 백인 10대 6명에게 ‘인종차별 테러’를 당한 이후 유학지로서 호주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중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호주 내 한국인 유학생은 3만여명으로 추산되며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이용해 매년 호주를 찾는 한국인 역시 비슷한 규모인데, 최근 멜버른에서 발생한 한국인 유학생 무차별 폭행 사건이 한국 유학생 수 감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주 경찰의 무성의한 대응은 아시아계 유학생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호주달러 강세와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열악한 처우, 호주 대학 졸업 후 낮은 취업률 등도 호주 유학을 기피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드니대 유학생인 박원상(21) 씨는 “호주 정부는 ‘아시아의 세기’를 천명했지만 호주 곳곳에서 끊이지 않는 인종차별적 범죄를 보면 국민의식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호주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 유학온 걸 후회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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