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유신회·민주, 경쟁적 발표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일본 중의원(하원)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의 우경화 공약이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지지율 1~3위의 자민당과 일본 유신회, 민주당이 마치 경쟁하듯 우익 공약을 내놓고 있어 우려된다.일본 유신회는 공약에 ‘상호 의존 전략의 관점에서 일본의 핵연료 재처리 기술·무기기술의 위치 부여를 검토한다’는 대목을 담았다. 이를 두고 ‘무기기술’이 이시하라 대표의 평소 지론인 ‘핵무기 시뮬레이션(모의실험)’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일본 유신회 측은 일반적인 무기를 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본 유신회는 집권할 경우 국방비를 늘리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1% 제한’ 규정을 철폐한다는 내용도 밝혔다.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공격받을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도 행사키로 했다. 자위대의 해외 파병 시 무기사용 기준도 완화할 방침이다.
자민당도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기로 한 바 있다. ‘자민당 2중대’로 전락한 민주당도 지난 27일 전수방위 원칙으로 방위력을 보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영토 및 역사문제와 관련해 자민당은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의 날’ 행사를 정부 행사로 승격하고,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로 동원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민주당도 독도를 국제법에 기초해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 대해 일본유신회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통해 일본 영유권의 정당성을 인정받겠다고 천명했다. 자민당과 민주당도 실효 지배를 강화하는 방안을 밝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2-11-30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