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오바마와 정상회담서 집단자위권 논의”

日 아베 “오바마와 정상회담서 집단자위권 논의”

입력 2013-01-14 00:00
수정 2013-01-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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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협의 시작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다음 달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NHK 방송에 출연해 다음 달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문제와 관련, “아베 정권의 큰 방침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집단 자위권 행사로) 미·일 동맹이 어떻게 변할지, 지역이 어떻게 안정될지를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이 공격을 받지 않아도 미국 등 동맹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반격할 수 있는 권리로, 일본은 헌법 해석상 “권리를 갖고 있지만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를 바꿀 경우 탄도미사일방어(BMD) 협력 등의 분야에서 자위대의 행동 제약을 대폭 완화하게 된다.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협의하겠다는 것은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전제로 금주부터 시작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환영하는 미국과 이 문제를 논의함으로써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일본의 영토·영공·영해 밖에서 무력행사를 인정하는 것과 연결된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었다”면서 “정부의 헌법해석을 바꾸려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며, 갑자기 바꿔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장기적인 방위력 정비 지침인 ‘방위계획대강’을 개정해 안보 분야의 예산을 확충하겠다는 의향도 미국 측에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교섭 참가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상황 분석이 충분하지 않다”며 “정밀 조사, 분석한 뒤에 판단하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TPPA 참가를 표명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이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인 민주당 안에도 찬성하는 의원이 있다고 언급한 뒤 “(개헌 신중론자들에게) 타격을 줘서 개정하는 게 아니라 더 넓은 지지 기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과 미국이 16일부터 도쿄에서 외교·국방 당국 실무자가 참석한 가운데 유사시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 체계를 규정한 미일 방위협력지침 재개정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 협상의 주요 논의 대상은 ▲중국을 겨냥한 센카쿠를 포함한 난세이(南西)제도 방어와 관련한 공동훈련과 경계감시 ▲북한을 상정한 탄도미사일 방어 ▲대규모 재해와 사이버 테러 대처 등이다.

양국은 이르면 올가을에 외교·국방 장관이 참가하는 미·일 안전보장 협의위원회(2+2 회담)에서 문서로 방위협력지침의 방향성을 밝힐 예정이다. 실제 지침 개정은 관련 법률 정비와 관련이 있는 만큼 2∼3년 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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