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경제정책 실패 속 결단에 긍정적 평가
내전이 격화하는 서아프리카 말리에 대한 단독 군사개입으로 프랑스 정부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국내 지지도를 끌어올리며 성공적으로 역할을 마무리할지, 여러 위협요인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지 전망이 엇갈린다.
일단 프랑스 전문가들은 전격적인 말리 내전 개입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지도는 하락하고 높은 실업률 등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비난받는 상황에서 지도자로서의 결단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프랑스 보수 야권조차도 이번 군사개입을 지지하고 있으며, 유권자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현지 일간지 ‘르 파리지앵’은 “사르코지에게 리비아가 있었다면 올랑드에게는 말리가 있다”며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올랑드의 이번 결정은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과거 행보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서아프리카를 식민지배했던 프랑스는 수십 년 동안 소위 ‘프랑사프리크(Francafrique)’라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은밀한 후원 또는 결탁 관계를 바탕으로 이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러한 인식에서 벗어나고자 말리 사태와 관련해서도 그동안 거리를 둬왔다.
최근 유엔의 아프리카군 파견 승인을 끌어내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사실상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도하도록 한 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말리 반군이 놀라운 속도로 수도 바마코로 진격하자 프랑스는 급작스럽게 군사개입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올랑드 대통령은 말리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자신은 행동에 나설만한 국제적인 합법적 권한이 있다며 이는 유엔도 지지하는 바라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천명하며 명분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편으로 프랑스는 이번 내전 개입으로 많은 위험부담도 떠안고 있다.
먼저 작전 첫날에는 프랑스군 헬리콥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또 소말리아에서 이슬람 반군에 납치된 자국 비밀요원을 구출하려는 군사작전에 실패하면서 자국군의 안전 보장이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프랑스로서는 말리 반군이 꽤 넓은 지역을 장악하고 있으며 과거의 적들보다 공격력이나 무장수준이 강력하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민간인에 대한 테러 위협도 주요 위험 요인이다.
말리에는 현재 프랑스인 8명이 알 카에다 연계 반군에 인질로 잡혀 있다. 말리 주변 이슬람국가들에 사는 프랑스인 3만여명의 신변도 덩달아 위태로워졌다.
프랑스 영토에 대한 테러 위협도 최고단계로 상향조정된 상태다.
프랑스의 한 외교관은 말리 군사개입과 관련해 “우리가 그동안 아프리카 여타 지역에서 했던 평화유지활동과 달리 이번 일은 매우 어렵고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