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직장인, 부인계좌行 월급 자동송금서비스에 분노

中직장인, 부인계좌行 월급 자동송금서비스에 분노

입력 2013-01-14 00:00
수정 2013-01-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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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초상은행, ‘목돈 모으기’ 지원 명목으로 일정액 넘으면 자동 이체

중국초상은행(CMB)이 남편의 월급을 부인 계좌로 자동 송금하는 서비스를 도입해서 여성들로부터는 환영을, 남성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사고 있다.

은행 측이 최근 새로 도입한 ‘돈 모으기’ 서비스는 남편 계좌에 용돈만 남겨놓고 나머지 월급은 부인 계좌로 보내는 것이다.

은행 측은 집을 사고 싶어하는 가상의 신혼부부 신옌과 원하오가 나오는 광고에서 “은행이 원하오의 계좌를 매일 확인해 1천위안(161달러)이 넘어가면 초과분을 자동으로 신옌 계좌로 옮겨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돈 모으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간과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 서비스가 논란을 일으키면서 중국의 트위터 같은 서비스인 웨이보에는 14일까지 관련 글이 17만건이나 올라왔다.

한 여성 이용자는 “초상은행은 여자들이 원하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남성들은 ‘역사상 남성에게 가장 끔찍한 은행 서비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웨이보에 올리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한 남성은 “초상은행 계좌를 없애버릴까 생각 중”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어떤 남성들은 이 서비스가 가정 불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혼 2년차인 샤 퉁(29)은 초상은행의 ‘돈 모으기’ 서비스 때문에 월급이 투명하게 드러나고 결국 부부싸움이 날 것이라고 불평했다.

초상은행의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 지점 고객담당 매니저 예 단단은 “이 서비스는 공과금을 내기 쉽도록 만든 것이지 부인이 남편의 월급을 훔쳐보도록 하려한 게 아니다”라며 “반대로 부인 계좌에서 남편 계좌로 돈을 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부뿐 아니라 개인이 여러 계좌의 잔액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싶을 때도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주요 결혼정보 사이트 바이허(百合)의 결혼관계 전문가 저우 샤오펑은 “이와 같은 논란은 중국 부부들의 불안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중국에서는 여성이 가정 경제를 책임졌지만 최근 젊은이들은 자기 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 보니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남성들은 결혼 후에도 경제권을 갖고 싶어하고 여성들은 가정 경제를 책임져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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