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역사상 가장 큰 행사” “서부의 캠프데이비드 됐다” 시의원·시민 등 환영 목소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7~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정상회담을 연다는 ‘깜짝 뉴스’가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 일대가 흥분에 빠져들었다. 서니랜즈에서 열리는 첫 번째 정상회담인 데다, 그 상대도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중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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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1995년 빌 클린턴(오른쪽)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서니랜즈를 방문해 서니랜즈 설립자인 월터 아넨버그 부부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② 1990년 가이후 도시키(왼쪽) 일본 총리가 서니랜즈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지 H 부시 대통령 내외에 이어 서니랜즈 설립자 월터 아넨버그와 악수하고 있다. 이 국빈만찬은 미국 역사상 백악관 밖에서 열린 유일한 국빈만찬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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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데저트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니랜즈에서 열린 가장 큰 행사는 1990년 조지 H 부시 대통령이 가이후 도시키 일본 총리에게 베푼 국빈만찬이었다. 당시 두 정상은 인근 로스앤젤레스에서 회담을 가진 뒤 인근 서니랜즈로 옮겨 식사를 가졌다. 하지만 다음 달 있을 미·중 정상회담은 규모나 위상 면에서 당시 행사를 능가하는 초대형 이벤트로 여겨지고 있다.
란초미라지가 속한 리버사이드 카운티 대표 존 베노이트는 “20여년 전 일본 총리의 방문 이후 오랜만에 서니랜즈가 세계 무대로 복귀한 느낌”이라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이곳 역사상 가장 큰 행사”라고 치켜세웠다. 콘퍼런스 참석 차 중국을 방문 중인 스콧 하인즈 란초미라지 시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상회담 소식에 중국 사람들도 시끌벅적하다”면서 “그들에게 서니랜즈가 내 고향이라고 자랑하고 있다”고 전했다.
딸이 서니랜즈에서 일한다는 제이미 캐블러는 “그동안 서니랜즈는 공화당 대통령들의 휴양지로 여겨져 왔는데, 이제는 명실상부한 ‘서부의 캠프 데이비드’(당적에 관계없이 모든 대통령이 찾는 휴양지가 됐다는 의미)로 자리 잡았다”고 기뻐했다. 서니랜즈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이후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부자 등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이 주로 찾은 휴양지였다. 민주당 출신인 지미 카터는 이곳을 한 번도 오지 않았고, 빌 클린턴 역시 한 차례만 방문했다. 오바마 역시 집권 1기 기간에는 이곳을 찾지 않았다.
전직 시카고선 편집장인 데니스 브리튼은 “골치 아픈 이슈를 논의하기에 서니랜즈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다”면서 “그중에서도 북한 문제가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5-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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