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사태’ 확산일로…외교갈등 비화 조짐

‘스노든 사태’ 확산일로…외교갈등 비화 조짐

입력 2013-06-25 00:00
업데이트 2013-06-25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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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 묘연, 예정된 쿠바행 여객기 탑승 않아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의 기밀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하고 도피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0)이 일으킨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스노든의 러시아 피신을 방조한 중국 정부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그의 신병 인도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가 외교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첫 은신처였던 홍콩을 떠나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했던 스노든은 당초 예정됐던 쿠바행 여객기에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미국 정부와의 ‘숨바꼭질’을 계속고 있다.

◇ 모스크바서 행적 묘연 = 스노든은 24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국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에어버스 여객기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쿠바 아바나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이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인테르팍스 통신은 스노든이 이미 다른 항공편을 이용해 러시아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스노든이 예정됐던 여객기에 탑승하지 않은 것은 이 비행기에 30여명의 기자들이 함께 타 취재에 나섰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또 경유국인 쿠바나 최종 목적지로 알려진 에콰도르 등의 당국과 환승 및 입국 절차와 관련한 최종 조율을 마치지 못해 모스크바 출발을 일단 미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 운영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이날 “스노든이 위크리크스 회원인 세라 해리슨과 동행하고 있으며 건강하고 안전한 상태”라고 전했으나 스노든이 어디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 오바마 “모든 법적 조치 강구 중”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노든 사태’에 대해 “우리는 모든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법치가 준수되도록 다른 나라들과도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을 비롯한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스노든의 도피를 방조했다면서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스노든의 송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스노든의 러시아행 방조) 결정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미ㆍ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중국과 홍콩 당국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에 대해 “스노든을 미국으로 돌려보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검토하길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스노든이 망명지로 선택한 에콰도르를 비롯한 관련국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혀 스노든의 신병확보를 위한 외교전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의 신병 처리를 놓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날 세르게이 키슬라크 주미 러시아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건설적인 미ㆍ러 관계를 위해서는 스노든을 체포해 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콰도르 “스노든 망명, 인권원칙 최우선” =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에콰도르 정부는 스노든의 정치적 망명 요청을 매우 책임 있는 방식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특히 스노든으로부터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는 서한을 받았다고 확인한 뒤 “주권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카르도 파티노 외무장관은 스노든 사건에서 인권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입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 아직 처리방침을 확정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위키리크스 운영자인 어산지는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기 전에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난민 관련 서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종 목적지가 에콰도르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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