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트라우마’ 아베, 아소 망언 조기철회 지시”

“’설화 트라우마’ 아베, 아소 망언 조기철회 지시”

입력 2013-08-02 00:00
수정 2013-08-0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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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겸 재무상의 ‘나치 망언’ 철회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조기 수습’ 주문에 따른 것이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아소 부총리가 ‘조용히 개헌을 이뤄낸 나치의 수법을 배우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다음날 아베 총리 주변에서부터 “부끄러운 발언”이라는 우려가 나온데다 미국의 유대인 인권단체가 반발하자 조기수습론이 정권 내부에서 제기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결국 아베 정권의 ‘사고수습 책임자’ 역할을 맡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나섰다. 스가 장관은 지난달 31일 아소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오해를 받는 상황이 됐다. 생각을 언론 앞에서 밝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고, 아소 부총리는 발언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가 장관으로부터 이 통화 내용을 보고받은 아베 총리는 “철회는 당연한 것”이라며 “빠를 수록 좋다”고 지시했다.

이에 재무부와 외무부 당국자들이 관저와 협의해가며 아소 부총리의 나치 발언 철회 발표문 작성 작업에 들어갔다.

그에 따라 아소 부총리는 그 이튿날인 1일 오전 기자들 앞에서 준비된 문안을 낭독하며 발언을 철회했고, 스가 장관은 그 후 약 30분이 지나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 내각이 나치 정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의 이런 대응은 1차 아베 내각 시절인 2006∼2007년 각료들의 잇단 망언이 정권의 단명을 재촉한 데 따른 ‘학습효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첫 임기 때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방위상은 미국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가 비판 여론에 밀려 퇴진했다. 또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후생노동상의 “여성은 애 낳는 기계” 발언, 아소 외상의 치매 환자 비하성 발언 등 다른 각료들의 설화도 줄을 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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