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1억弗 육박…시드니 대기오염 50배↑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엿새째 확산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22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비상사태가 선포된 NSW주에는 여전히 60개 이상의 산불이 꺼지지 않고 있으며 이중 17개 가량은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17일 시드니 북서부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지금까지 10만㏊ 이상의 삼림을 태웠으며 추산 피해액만 1억 호주달러(약 1천27억원)에 달한다.
특히 세계자연문화유산이기도 한 블루마운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피해가 특히 커 이 지역에서만 지금까지 4만3천㏊가 잿더미로 변했고 인근 소도시 주민들에게는 대규모 대피령이 내려졌다.
NSW주의 산불 피해가 커지자 빅토리아주와 수도준주(ACT) 등 다른 주뿐 아니라 인근 뉴질랜드에서도 소방 지원인력이 파견돼 진화작업을 돕고 있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서부의 리스고와 마운트 빅토리아에서 확산 중인 두 개의 산불이 하나로 합쳐질 경우 거대한 ‘화재 구름’(fire cloud)이 만들어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재앙적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NSW주 지방소방대(RFS)의 나탈리 샌더스 대변인은 “기상청이 예보한 대로 22∼23일 기온이 35℃ 가까이 치솟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 경우 두 산불이 하나로 합쳐져 거대한 ‘화재 구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구 440만명의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도 산불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시드니를 동서남북으로 둘러싼 삼림 지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다 보니 곳곳에서 치솟은 시커먼 연기와 재가 도심까지 날아와 시드니 상공의 대기오염도가 평상시보다 최대 50배나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NSW주 환경부는 시드니의 평상시 대기질지수(AQI)가 50 안팎인데 비해 21일 시드니 남서부 캠벨타운 지역에서는 이 지수가 2천500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보통 AQI가 100 이상이면 대기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NSW 주정부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호흡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시드니 주민들에게 조깅과 사이클 등 격렬한 운동을 삼갈 것과 함께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한편 NSW주 경찰은 지난 13일 뉴캐슬 인근에서 두 건의 방화를 저지른 혐의로 11세 소년을 붙잡아 기소하는 등 10대 방화 용의자 5명을 기소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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