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대통령 연임의사 발표에 美’정당성 없다’ 비판

시리아 대통령 연임의사 발표에 美’정당성 없다’ 비판

입력 2013-10-22 00:00
수정 2013-10-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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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내전을 겪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연임 의사를 밝히자 현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미국 측은 정당성이 없는 주장이라며 비판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또 미국과 러시아 등이 추진하는 시리아 평화회담(일명 ‘제네바 투’)에 대해 비관론을 드러내 파문이 예상된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인 레바논의 알 마야딘 TV 인터뷰에서 “내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선 안 되는 이유를 못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선에 출마할지 묻는 말에 “내 대답은 두 가지 요인에 달렸다. 첫째는 개인적 희망, 둘째는 국민의 뜻”이라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답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다음 달 중순 개최를 목표로 추진되는 평화회담에 대해서는 “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았고 성공에 필요한 요인이 아직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전의 해법은 시리아 내부에서 나와야 하고 외세의 지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평화회담의 참여 주체인 시리아 반군에 대해 “근거지가 외국이면서 시리아 국민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시리아 평화회담은 서방과 러시아가 합의한 평화적 시리아 해법의 핵심 요소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이 회의는 올해 6월 마지막으로 열렸지만 반군이 알아사드 퇴진을 선결조건으로 내걸면서 결론 없이 끝났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그의 연임은 반군의 반발을 사고 내전을 연장시킨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프랑스 파리를 찾은 케리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언론에 이처럼 밝히면서 “폭격과 가스학살을 저지른 대통령이 어떤 정당성으로 국가를 이끌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22일 영국 런던에서 서방·아랍권 당국자들과 시리아 반군 측을 만나 평화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한다. 케리 국무장관은 “미국은 반군 중에서도 중도적 입장을 지닌 세력을 지원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사망한 부친의 뒤를 이어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해 13년째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다.

시리아의 대통령 임기는 7년으로, 알아사드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하면 3선 연임에 도전하게 된다.

미국은 애초 알아사드 정권이 올해 8월 신경가스로 민간인을 학살했다면서 공습을 추진했으나 러시아의 만류로 국제기구를 통한 현지 화학무기 폐기와 평화회담 재개최라는 ‘비(非)군사적’ 해법으로 돌아섰다.

알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화학무기 현황을 공개했고 보유무기의 전량 해체에도 동의한 상태다.

OPCW는 이번 달 1일부터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실사와 관련 생산시설 파괴 등의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지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격전을 계속하는 만큼 해체 업무가 중단될 위험성도 있다.

러시아와 이란 등의 지원을 받는 알아사드 정권은 2011년 3월부터 2년 반 이상 이슬람 반군 세력과 내전을 벌이고 있다. 이 분쟁으로 지금까지 12만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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