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현장 카페, 자카르타 명소로…“‘죽음의 커피’ 맛보려고”

살인현장 카페, 자카르타 명소로…“‘죽음의 커피’ 맛보려고”

입력 2016-03-03 10:36
수정 2016-03-0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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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멀쩡하게 커피를 마시던 20대 여성이 돌연사하고, 경찰조사 결과 사망자가 마신 커피에서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된다.

이런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면 사건 현장인 카페는 아마도 십중팔구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난달 실제로 이런 살인사건이 벌어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한 카페는 오히려 현지 주민들의 명소가 됐다.

3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네시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청산가리 살인사건’이 벌어진 자카르타 시내의 ‘올리비어 카페’ 입구는 요즘 넘쳐나는 손님들로 매일 긴 줄이 생긴다.

커피 등 음료와 간단한 서양식 음식을 파는 이 식당에 들어가려면 평일 낮에도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부터는 사람들이 더 붐빈다.

재즈 음악이 흐르고 세련된 차림의 여성들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이 가게의 풍경은 여느 카페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이 카페는 최근 살인사건이 벌어진 현장이다. 친구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던 20대 여성이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고, 경찰은 여성이 마시던 커피잔을 조사해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유력한 용의자로는 사망자의 친구가 지목됐다.

용의자가 동성인 피해자를 사랑했는데, 피해자가 남자친구와 결혼하는 바람에 화가 나 살인을 저질렀다는 게 현지 언론이 전하는 살인사건의 전말이다. 그러나 용의자는 혐의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끔찍한 사망 사건 이후 카페를 찾는 손님은 부쩍 늘었다. 특히 살인사건 당시 피해자가 마셨던 베트남 커피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이 식당의 한 웨이터는 “커피 기계가 과열돼 잠시 영업이 중단되기도 한다.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베트남 커피만 찾는다. 오늘도 100잔 이상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카페 손님인 트린즈키는 “카페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왔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던 장소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님인 제프리 모세스 캄도 이전에는 칵테일을 마시러 이 카페에 왔지만, 살인사건 이후 종종 베트남 커피를 마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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