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등 서구 8개국 30년간 세대별 소득 증가율 비교20대는 전체 평균보다 증가율 낮고 60∼70대는 크게 웃돌아
지난해 한국의 20∼30대 가구 소득 증가율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서구의 20대 청년들의 소득 증가율이 이전 세대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룩셈부르크소득연구(LIS)의 보고서를 인용해 부채와 실업, 국제화, 인구 통계적 요인, 치솟는 집값 등이 선진국 젊은이들의 소득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으며, 전례 없는 세대 간 불평등을 보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가간 비교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인 LIS는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스페인, 이탈리아, 호주 등 8개국을 대상으로 2010년까지 20∼30년간 각국의 연령대별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7개 국가에서 20대(가구주 연령 기준 25∼29세)의 소득 증가율이 나라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연금 수급자에 해당하는 60∼70대 층의 소득 증가율은 조사 대상 8개국 모두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20대의 소득증가율이 전체 평균보다 19%포인트 낮았고, 스페인 20대는 평균 대비 12%포인트 떨어지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미국의 20대도 평균보다 9%포인트 낮은 소득증가율을 나타냈고, 프랑스는 8%포인트, 독일은 5%포인트 각각 평균보다 낮았다.
조사대상 가운데 20대의 소득증가율이 전체 평균 이상인 국가는 호주뿐이었다. 호주의 20대 소득 증가율은 평균 증가율보다 27% 높았다.
반면 65∼74세 연금 수급자의 소득은 모든 조사대상국에서 전체 평균을 크게 넘어섰다.
영국이 평균 대비 60%포인트가량 이상으로 증가율 차이가 가장 컸고 프랑스는 31∼49%포인트, 스페인은 31∼33%포인트, 미국 25∼28%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영국과 호주를 제외한 6개국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20대가 실질적인 임금 손실을 겪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또 미국의 20대는 은퇴한 연금 수급자보다 가난하고, 영국에서는 연금 수급자의 가처분 소득 증가율이 20대의 3배에 이른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발생한 기간을 제외하고 20대 청년의 소득 증가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떨어진 것은 산업화 이후 처음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젊은이들은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로 타격받았고, 이후 노동 시장 상황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며 “(젊은이들이 처한) 이 문제에 긴급히 나서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과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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