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야 산다’…중국 비만 인구 9천여만명 달해

‘살 빼야 산다’…중국 비만 인구 9천여만명 달해

입력 2016-06-19 12:11
수정 2016-06-1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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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치고 세계 최대 비만국…남아 비만율 17% 달해

13억5천여만명의 인구 대국인 중국이 고령화 문제에 이어 이제는 비만과의 전쟁을 벌여야 할 상황에 처했다.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의식주가 풍족해지면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비만 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에서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다이어트 열풍이 일고 있으며, 중국 정부 또한 비만 인구 급증을 중대한 보건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

19일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에 따르면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이 전 세계 성인 체중 보고서를 토대로 비만 지수(BMI)를 조사했더니 2014년 중국의 비만 인구는 남성 4천320만명, 여성 4천640만명 등 총 8천960만명에 달했다.

반면 그동안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했던 미국의 비만 인구는 남성 4천170만명, 여성 4천610만명 등 총 8천780만명으로 처음으로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문제는 중국의 비만 인구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중국의 비만 인구는 지난 1975년에 조사 대상 186개국 가운데 남성 60위, 여성 41위였는데 40여 년 만에 세계 최대 비만 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들은 경제 발전에 따른 국민 생활 수준 향상과 더불어 체육 활동 감소, 냉동 음식 및 패스트푸드 섭취량 증가,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중국인들의 비만을 급증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중국인 영양 및 만성병 보고서’에서 2011년 과체중·비만·고도 비만 인구는 2005년에 비해 4배나 늘었다며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비만 인구의 20%는 대도시에 거주하고 수입과 교육 수준이 높은 남성이 과체중인 경우가 많다는 결과도 나왔다.

중국의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도 심각한 수준이다.

소득 증가와 정크푸드를 비롯한 서구식 음식의 확산으로 30년 전까지만 해도 1% 미만이던 비만율이 남자 어린이의 경우 20% 가까이 치솟았다.

유럽과 중국 공동 연구팀이 중국 산둥(山東)성 농촌 학교에서 7∼18세 남녀 학생 2만8천명의 체중과 BMI를 분석했더니 1985년에는 남녀 모두 비만율이 1%를 넘지 않았으나, 2014년에는 남학생 17%, 여학생 9%가 각각 비만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과체중으로 분류된 학생의 비율 역시 남자는 0.7%에서 16.4%로, 여자는 1.5%에서 14% 가까이 크게 상승했다.

연구진은 개혁·개방 이후 농촌 지역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정크푸드를 포함한 서구식 식습관이 퍼진 것이 이런 현상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에는 20~50대 여성을 중심으로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토종 업체들이 뷰티숍, 에스테틱 숍 등을 중심으로 다이어트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의학을 활용한 침구, 경락 안마 등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이 제품 명칭 및 광고 문구를 끊임없이 바꾸는 등 과장, 왜곡, 허위 광고로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다이어트 제품에 인체에 해로운 금지 약물을 첨가하는 경우도 적발될 정도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발암 물질 등 사용금지 성분이 함유된 중국산 다이어트 제품이 국내에 밀반입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제품을 회수 조치하기도 했다. 판매자들은 “하루 두 알만 먹으면 운동하지 않아도 살이 빠진다”고 광고해 소비자를 현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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