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사라진’ 김정남 피살 민감 기사…中 보도통제 나선 듯

‘싹 사라진’ 김정남 피살 민감 기사…中 보도통제 나선 듯

입력 2017-02-16 10:20
업데이트 2017-02-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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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민감한 내용의 보도가 중국 언론사 사이트들의 메인 화면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관영 신화망(新華網)을 비롯해 민영 언론인 왕이망(網易望) 등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한 보도는 전날 열린 중국 외교부 브리핑 내용을 제외하고 대부분 메인 화면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전날 피살 용의자인 20대 여성이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됐다는 내용이 오후 11시까지 업데이트된 뒤로 사건의 배경을 설명하거나 분석하는 기사는 보도되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에 실린 ‘복잡해진 김정남 사망, 새로운 사실 드러나’라는 제목의 논평은 게시 뒤 6시간째 접속이 차단되고 있다.

환구시보는 전날에도 ‘김정남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엄청난 추측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개시했다가 관련 기사 접속을 차단당했다.

중국 CCTV도 이날 오전 뉴스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중국 외교부 발표 내용만 간략히 보도했을 뿐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김정남’ 키워드 검색을 해봐도 이날 업데이트된 기사는 7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보도 내용 역시 심층 보도나 분석 기사가 아닌 외교부 발표나 용의자 검거 내용을 다뤘다.

중국이 김정남을 보호한다는 암묵적인 관행이 있었던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괜한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한 싹을 자르는 차원에서 보도를 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계속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북·중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겹치면서 내부적으로도 입장 정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보도 통제에도 중국인들은 이번 사건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정남 피살 사건은 지난 15일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의 사회 분야 최고 핫이슈로 떠올랐고, 이틀째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정남 살해’라는 주제로 여러 개의 이슈방이 개설됐으며, 가장 인기 있는 이슈방의 조회 수도 전날 2천200만 회에서 7천만 회로 늘어났다.

다른 이슈방의 조회 수를 합치면 1억여 회를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 소식통은 “연예 이슈나 유명인 관련 외에 사회 이슈가 웨이보에서 이 정도 관심을 받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중국 정부에서 언론매체를 아무리 통제하더라도 당분간 중국 내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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