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비하 이케아 광고에 중국이 화났다

노처녀 비하 이케아 광고에 중국이 화났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7-10-27 16:33
업데이트 2017-10-2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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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식탁에서 조심스럽게 엄마를 부르자 그녀의 엄마는 “남자친구를 데려 오지 않을 거면 날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라”고 화를 낸다. 여성이 꽃을 들고 온 남자친구를 소개하자 갑자기 바빠진 부모는 이케아 식탁보와 식기로 식탁을 차리며 행복해한다.
성차별적이라며 비난받은 이케아 중국 광고. 광고화면 캡쳐
성차별적이라며 비난받은 이케아 중국 광고. 광고화면 캡쳐
스웨덴 기업 이케아는 결혼하지 않은 미혼여성을 부정적으로 그린 광고를 중국에서 방영했다가 성차별적이라며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결국 이케아는 지난 24일 “이번 텔레비전 광고는 어떻게 이케아가 거실을 축하의 장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는지 소개하고, 매일의 일상을 축하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었다”며 “성 평등은 이케아의 근본적인 문화와 가치”란 사과문을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웨이보에 올리고 광고를 중단했다.

중국 웨이보는 이케아 광고에 대한 비난으로 들끓었는데 한 중국 네티즌은 “세계적 브랜드인 이케아는 최고의 상품과 가치를 중국에 가져다주어야지 중국에서 나쁜 것을 배워 세계에 퍼뜨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케아 광고는 이미 중국 가정에서 만연한 일을 담고 있긴 하지만 광고로까지 제작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결혼하지 않은 27세 이상의 여성은 ‘남겨진 여자’란 뜻의 ‘셩뉴(剩女)’로 불린다. 한국말로 직역하면 ‘잉여녀’다.

최근 중국에서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은 사회 문제로 떠올랐는데 점점 더 많은 중국여성이 젊어서 결혼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전통적 가치관에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영국 언론 BBC는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몇년 전 27세 이상의 미혼여성을 ‘셩뉴(剩女)’로 규정하고 결혼을 종용했다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여전히 중국 여성의 90% 이상은 서른 이전에 결혼하고 27살부터는 잉여녀란 뜻의 ‘성뉴’로 불린다.

지난해 일본 화장품 브랜드 SK-2는 이케아와 상반되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서른이 넘어도 결혼하지 못한 여성들과 그녀들의 가족에 씌워진 낙인을 치유하는 내용의 광고였다. 미혼인 딸들이 ‘단지 결혼을 위한 결혼은 하고싶지 않다’는 글을 자신의 사진과 함께 인민광장에 내걸었고, 이를 본 부모는 ‘언제까지라도 너를 지지한다’며 울먹인다. SK-2 광고는 중국인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잉여녀를 위한 화장품’이란 불명예스러운 이름도 덧씌워졌다고 한 네티즌은 분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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