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유승민 뽀뽀는 ‘죽음의 키스’ 였나

김무성-유승민 뽀뽀는 ‘죽음의 키스’ 였나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7-11-07 10:21
업데이트 2017-11-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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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나눈 입맞춤은 결국 동유럽 공산당 지도자들이 하던 ‘죽음의 키스’였다. 남자들끼리 입맞춤을 하는 행위는 한국 정치사에서는 볼 수 없는 사례라 김-유 의원의 뽀뽀는 큰 화제가 됐다.
바른정당이 당 수습작업에 들어간 지난 9월 10일 저녁 김무성(왼쪽)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서로 술을 주고받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입 맞춤까지 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바른정당이 당 수습작업에 들어간 지난 9월 10일 저녁 김무성(왼쪽)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 서로 술을 주고받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입 맞춤까지 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동유럽 공산당 지도자들은 ‘형제의 키스’라 불리는 남자끼리의 입맞춤을 자주 나눴다. 하지만 입맞춤을 당한 정치인은 숙청되거나 나라가 몰락해 결국 형제의 키스는 곧 죽음의 키스로 불리게 됐다.

‘죽음의 키스’로 가장 유명한 사례는 1979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와 에리히 호네커가 한 것이다. 브레즈네프는 동독 수립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했고, 연설을 마친 뒤 소련과 동독간 우애의 상징으로 동독 서기장 호네커에게 키스를 거넸다. 두 사람의 키스 이후 동독은 몰락했으며, 무너진 베를린 장벽에는 두 사람의 키스를 패러디한 낙서가 여러개 그려졌다. 당시 두 사람의 키스 장면을 지켜보는 공산당 지도자들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2014년 독일 통일 20주년 기념으로 재연된 베를린 장벽에 브레즈네프와 호네커의 키스 장면이 그려진 앞에서 관광객들이 입맞춤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2014년 독일 통일 20주년 기념으로 재연된 베를린 장벽에 브레즈네프와 호네커의 키스 장면이 그려진 앞에서 관광객들이 입맞춤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이어 1989년 이번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호네커 공산당 서기장과 입맞춤을 한다. 동독 정권 수립 40주년 기념으로 방문한 고르바초프는 “변화를 거부하는 자에게는 멸망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네커는 고르바초프의 경고에도 개방 요구를 외면하다가 11일 만에 쫓겨나고 베를린 장벽도 무너졌다.

10년의 간격을 두고 소련의 형제의 키스가 재연되자 공산당 지도자들은 1989년에는 박수를 쳤다. 김-유 의원의 키스에도 당시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동료 정치인들은 활짝 웃으며 환호했지만 김 의원의 6일 바른정당 탈당으로 결국 ‘죽음의 키스’가 되고 말았다.

지난 5월 9일 밤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안희정 충남지사가 한 입맞춤도 외신을 비롯한 언론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로이터 통신이 이 주의 사진으로 선정할 정도로 화제가 된 뽀뽀였지만 볼에 한 것이어서 진정한 축하의 의미로 정치인들이 나눈 키스로 기억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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