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원칙 깨고 일부 외신에 ‘동굴소년’ 인터뷰 허용 논란

태국, 원칙 깨고 일부 외신에 ‘동굴소년’ 인터뷰 허용 논란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8-25 12:31
수정 2018-08-25 12:3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최장 17일간 동굴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의 사생활 보호를 명분으로 언론 인터뷰를 금지했던 태국 당국이 특정 외신에만 인터뷰를 허용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미지 확대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동굴에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8일 치앙라이에서 의료진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7.18  치앙라이 AFP 연합뉴스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동굴에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8일 치앙라이에서 의료진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7.18
치앙라이 AFP 연합뉴스
25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에서 구조된 13명의 소년과 코치는 최근 미국 abc 방송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abc는 인터뷰 촬영분과 기존 동굴구조 자료화면 등을 9분여 분량으로 편집해 심야 뉴스 프로그램인 나이트라인을 통해 방영했다.

당초 태국 정부는 동굴소년들이 전원 구조된 지 8일만인 지난달 18일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인터뷰를 주선하면서, 이후 생존자들에 대한 언론 접근을 막았다. 과도한 대중의 관심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했다는 게 이유였다.

당국은 특히 생존자들과 그 가족의 생활을 방해하는 경우 아동보호법에 따라 기소될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이런 원칙을 깨고 abc 방송의 인터뷰 요청을 승인했다.

위라촌 수꼰다빠띠팍 태국 정부 부대변인은 “abc 방송이 가장 먼저 허락을 받았고 NBC와 CNN도 승인을 받은 상태”라며 “태국 매체의 인터뷰 요청도 환영한다. 하지만 인터뷰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외신에 먼저 인터뷰를 승인한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지 방송인 채널3의 앵커 파빠니 이엣스리차이는 “아이들을 언론으로부터 격리하겠다는 원칙을 정부 스스로 깼다. 부모들조차 아이들이 국영언론과 인터뷰하는지 아니면 외신과 인터뷰하는지 몰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동굴소년들과 가장 먼저 정식 인터뷰를 진행한 abc 측은 아이들이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에도 무단으로 인터뷰를 강행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치앙라이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아카데미 소속 유소년 선수들과 코치 등 13명은 지난 6월 23일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물이 불어나면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이들은 실종 열흘째인 지난달 2일 2명의 영국 구조 전문가에 의해 동굴 안쪽 깊숙한 에어포켓 공간에서 발견됐다.

태국 당국은 동굴 통로 곳곳에 고인 물을 빼내는 한편 아이들에게 수영과 잠수장비 이용법을 가르친 뒤,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3일에 걸쳐 이들을 안전하게 구해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상속세 개편안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상속되는 재산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이 75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피상속인(사망자)이 물려주는 총재산이 아닌 개별 상속인(배우자·자녀)이 각각 물려받는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유산취득세)이 추진된다. 지금은 서울의 10억원대 아파트를 물려받을 때도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20억원까진 상속세가 면제될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속세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동의한다.
동의 못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