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이름 어떻게 지을까?’ 전문가들 명칭 놓고 고심

‘신종코로나 이름 어떻게 지을까?’ 전문가들 명칭 놓고 고심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2-05 10:15
업데이트 2020-02-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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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2019 nCoV 급성 호흡기 질환’ 권고…미 언론은 ‘신종 코로나’로 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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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공포가 이어지는 가운데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대만 관광객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2.3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공포가 이어지는 가운데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대만 관광객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2.3
뉴스1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 엔코브(nCoV)?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을 두고 여러 이름이 혼용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정식 명칭을 무엇으로 정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라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 상황 보고서를 내고 신종 코로나의 명칭을 잠정적으로 ‘2019 nCoV 급성 호흡기 질환’(2019-nCoV acute respiratory disease)으로 하도록 권고했지만 실상 미국 언론 대부분은 기사에서 ‘신종 바이러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인 감기를 포함, 넓은 범위의 바이러스를 통칭하는 이름이어서 정확하지는 않다.

일부는 이 병이 중국 우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한 바이러스’나 ‘우한 독감’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독감’과는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도 이름을 놓고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전문가들도 ‘알아가는’ 단계여서다.

WHO가 권고한 ‘2019 n-CoV 급성 호흡기 질환’이라는 명칭 역시 임시방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사람들이 일단 숨을 돌리고 날 때쯤이면 이름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지명을 이용해 병명이나 병의 원인체 이름을 많이 지었다. 예컨대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질환인 웨스트나일열은 우간다 웨스트 나일 지역에서 처음 발견돼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라임병은 1975년 미국 코네티컷주 올드 라임 마을에서 발견된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이러한 작명 방식으로 문제도 발생했다. 1918년 발생해 2년간 전 세계에서 2천만~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은 정작 스페인에서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오명만 얻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다.

이에 따라 WHO는 2015년 지역명이나 동물, 특정 직군이 포함된 이름은 사용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예컨대 아프리카에서 지명을 단 ‘지카 바이러스’나 동물명을 딴 ‘돼지 독감’, 미 재향군인(Legionnaire)에게서 이름을 딴 호흡기 감염병 ‘레지오넬라’ 같은 이름을 쓰지 말라는 지침이다.

이런 낙인이 특정 사람들이나 사업에 큰 영향을 주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2009년 유행한 돼지독감은 돼지고기 섭취로 감염되는 것이 아닌데도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했다.

미시간대학에서 의학사를 연구하는 하워드 마클 박사는 “사물을 가리킬 때의 감수성이나 허용범위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마클 박사는 그러나 WHO가 정작 병명을 정하는 데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한 바이러스’라는 말이 귀에 감기지 않나”라면서 “이름이 너무 전염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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