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언허스트 걸작 ‘잘라팔기’…가격 7배 예상

데미언허스트 걸작 ‘잘라팔기’…가격 7배 예상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5-01 14:47
수정 2020-05-0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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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HF 3만 달러짜리 허스트 판화 잘라 팔아
동그라미 하나당 480달러에 88개 모두 매진돼
나머지 하얀 종이 경매서 17만 2000달러 호가
소수 부자의 전유물인 ‘미술 작품 놀이화’가 목적
바이러스 감염된 삼성노트북 약 16억원에 팔기도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에서 원을 하나씩 잘라내는 모습. MSCHE 홈페이지 캡쳐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에서 원을 하나씩 잘라내는 모습. MSCHE 홈페이지 캡쳐
미국의 한 예술단체가 3만 달러(약 3657만원) 상당의 데미언 허스트 판화를 조각조각 잘라 팔아 화제다. 이런 작업을 통해 가격은 7배로 뛸 것으로 보인다. 미술작품의 원래 가치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소수 부자들의 돈놀이로 변질된 미술매매시장을 비꼬는 의미가 있다는 지지층이 늘고 있다.

CNN은 1일(현지시간) 뉴욕의 MSCHF그룹이 허스트의 점박이 판화(L-Isoleucine T-Butyl Ester)를 구입한 뒤 88개의 점들을 손으로 잘라 각각 480달러에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작품은 가지각색의 원을 격자로 늘어놓은 허스트의 유명한 판화시리즈 중 하나다.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에서 잘라낸 원 하나에 480달러의 가격이 매겨져 있지만 오른쪽을 보면 매진됐다. MSCHE 홈페이지 캡쳐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에서 잘라낸 원 하나에 480달러의 가격이 매겨져 있지만 오른쪽을 보면 매진됐다. MSCHE 홈페이지 캡쳐
이미 벌어들인 수익만 약 1만 2000 달러(약 1463만원)인데다 이것들을 잘라낸 뒤 격자로 구멍이 난 나머지 하얀 종이의 경매가가 약 17만 2000 달러(약 2억 967만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지금 상황으로도 원래 가격에서 6.1배의 수익을 낸 것이지만 경매는 다음주초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7배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MSCHF는 지난 1년간 2주에 한 번씩 소위 ‘불손한 예술 프로젝트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컴퓨터 바이러스 몇 개가 설치된 2008년산 삼성전자 노트북을 130만 달러(약 15억 8000만원)에 팔기도 했다.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에서 잘라낸 원 옆에 나머지 흰 종이를 경매하고 있다. 현재 가격은 17만 2900달러. MSCHE 홈페이지 캡쳐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에서 잘라낸 원 옆에 나머지 흰 종이를 경매하고 있다. 현재 가격은 17만 2900달러. MSCHE 홈페이지 캡쳐
대니얼 그린버그 MSCHF 전략본부장은 CNN에 “미술품 가치가 2배가 되려면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지만, 잘라 팔아 며칠 안에 가능케 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예술을 즐기도록 하면서 미술계 전체를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MSCHF의 웹사이트에는 미술에 대해 “부자들이 부를 저장하는 맞춤 제작 차량”이라고 기술돼 있다. 또 세금 회피를 위한 부자들의 미술거래에 대해 “다시 한 번 밝혀질 날을 기다린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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