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고 간 카불 공항… 두살배기 잃은 엄마의 절규

살려고 간 카불 공항… 두살배기 잃은 엄마의 절규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8-23 00:48
업데이트 2021-08-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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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자 많은 인파에 압사당해
“아이를 구할 수가 없었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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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불공항에 계속 몰려드는 국외 탈출 희망 인파
아프간 카불공항에 계속 몰려드는 국외 탈출 희망 인파 1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국제공항 주변에 외국으로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대거 모여 있다. 오마르 하이다르 소셜 미디어 제공
아프간 수도 카불의 미국 회사에서 통역사로 일하던 한 여성은 공항에서 수많은 인파에 두 살짜리 딸을 잃었다.

이 여성은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남편과 몸이 불편한 부모, 두 살배기 딸과 공항에 있었다. 인파에 떠밀려 바닥에 넘어졌는데 사람들은 머리를 발로 차며 그대로 지나갔다. 서둘러 아이를 찾았지만 딸은 이미 군중에 밟혀 사망한 뒤였다”며 울분을 토했다.

순식간에 소중한 딸을 잃은 이 여성은 “완전한 공포를 느꼈다”며 “나는 아이를 구할 수가 없었다”고 오열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카불을 재장악한 이후 카불 공항으로 가는 경로를 모두 막고 시민들을 검문하고 있다. 카불 공항 인근에는 미국이 정한 탈출 시한(8월 31일)을 맞추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있다. 탈레반은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총을 쏘며 위협하고 있다.

나흘째 공항 입구에서 대기 중인 한 여성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눈앞에서 사람들이 탈레반 대원들에게 구타당하거나 총격을 받는 모습을 봤다”며 “지옥에 갇혔다”고 말했다. 아프간 톨로뉴스는 공항 내 탈레반 지도자를 인용해 공항에서 총격으로 사망하거나 압사한 사람이 최소 40명이라고 전했다.
바락 라비드 왈라뉴스 특파원 트위터. 21일(현지시간) 한 국제단체 관계자가 수많은 인파가 몰린 카불공항 일대를 촬영한 영상이다.
바락 라비드 왈라뉴스 특파원 트위터. 21일(현지시간) 한 국제단체 관계자가 수많은 인파가 몰린 카불공항 일대를 촬영한 영상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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