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항전에 러시아 미사일 2.5배 늘려…바이든 “민간지역 의도적 공격”

우크라 항전에 러시아 미사일 2.5배 늘려…바이든 “민간지역 의도적 공격”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3-03 11:30
업데이트 2022-03-0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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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당국 나흘만에 수도함락 예측 틀려
러시아군 물자부족, 병사사기 저하 등에
우크라 국민들 결사항전으로 변수 만들어

침공 1주일, 전투능력 두고 양측 공방
러측 “군 1명당 우크라 병사 6명 감당”
우크라측 “군 1명당 러 병사 2명 감당”

러, 지난 1일 20개, 2일 50개 미사일 발사
저항 거세자 군 투입 않고 포격 위주 공격

이에 민간 피해 늘고 피란민 100만명 넘어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브 인근의 주택가에서 한 여성이 폭격 잔해 사이에서 슬퍼하고 있다. AP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브 인근의 주택가에서 한 여성이 폭격 잔해 사이에서 슬퍼하고 있다. AP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속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주요 도시들은 항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은 본래 나흘안에 키이우가 함락될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러시아군의 물자 부족, 징병 병사들의 사기 저하,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 의지가 변수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 상황을 발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 중 “498명이 임무 수행 중 숨졌고 1597명이 부상했다”고 공개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군인 사망자는 2870명, 부상자는 약 3700명, 포로는 572명”이라고 했다.

흔히 군의 전쟁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전쟁교환비로 볼때 러시아군 1명이 우크라이나군 5~6명의 몫을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까지 러시아 군사 5840명, 전투기 30대, 헬기 31대, 탱크 211대, 장갑차 862대, 연료탱크트럭 60대 등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보면 외려 우크라이나 군인 1명이 러시아군 2명을 감당했다는 의미가 된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리코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 청사 앞 차량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까맣게 타버린 상태로 버려져 있다. 하리코프 AF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리코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 청사 앞 차량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까맣게 타버린 상태로 버려져 있다. 하리코프 AFP 연합뉴스
미 국방부는 줄곧 러시아군이 ‘위험 회피 성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군인들의 희생을 감수하고 시가전으로 돌입하지 않고, 도시 밖에서 포격과 미사일 공격을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단·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을 합한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갯수는 지난달 28일까지 총 380개에서 전날까지는 400개로, 또 이날까지는 450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우크라이나의 대비가 충분히 됐다고 보고 포위전으로 도시를 고립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전날 80%의 전력을 투입한데 이어 이날까지 82%를 투입했다”며 군사 증원은 거의 멈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저항에 부딪힌 러시아가 화력 증강을 택하면서 민간인 피해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게 큰 우려사항이다. 민간인 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피란민만 100만명이 넘게 발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군의 민간인 지역 공격을 의도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들이 그렇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탱크 무덤’이 된 우크라 수도
‘탱크 무덤’이 된 우크라 수도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부차 마을에서 주민들이 도로를 가로막은 러시아군 탱크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키이우 AP 연합뉴스
다만, 러시아군이 예상보다 준비가 덜 돼 있는 것 아니냐는 판단도 미 정부 내에서 나온다. 징집병사가 많은 데다가 이들 중에는 전쟁에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지 못했던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러시아군 부대 전체가 항복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러시아군이 에너지와 식량 부족 현상을 겪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본래 물자를 3일치만 가져왔다는 소문도 돈다. 반면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전히 군대를 통솔하고 있으며 영공 주도권도 빼앗기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미 정부는 러시아의 군사력에 대해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실수하지 마라. 푸틴은 여전히 상당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병협동(combined arms)은 투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직 기갑·보병·포병·공병·항공 부대 등을 통합한 작전 부대는 운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공습, 장거리 미사일, 포격 등도 아직은 본격 활용되지 않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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