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라시모프 러군 총참모장 귀국
나토 군사령관 “전례없는 무능”
미 “돈바스 방문 맞지만 미확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AP뉴스
앞서 일부 영국 언론과 뉴욕타임스는 게라시모프가 돈바스 지역에서 오른쪽 다리 위쪽 3분의 1과 엉덩이에 파편이 박혔으나 제거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익명의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2일(현지시간) 게라시모프가 지난 며칠간 관리 감독을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방문했고, 현재는 본국으로 돌아간 상태로 보이지만 부상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게라시모프가 떠나고 공격을 시작, 장성급 1명을 포함해 200명을 사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위층 인사가 전쟁 중인 최전선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극도로 이례적이라며, 러시아군 내부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총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10명 넘게 러시아 장군이 전사한 건 현대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며 러시아의 군사적 무능이 놀랍다고 했다. 또 군수 조달 문제와 형편없는 군사 작전, 러시아 전투함인 ‘모스크바호’ 침몰 등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러시아군 성과는 형편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은 이웃 국가에 대한 부당한 공격으로 나토의 확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군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돈바스 일대에 지상군을 진입시키고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하르키우주 등 동부 및 북동부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2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공습을 받은 돈바스 루한스크주 루비즈네 시내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아무리 많은 러시아 군대가 쳐들어오더라도 우리는 싸워서 스스로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즈네 AFP 연합뉴스
루비즈네 AFP 연합뉴스
러군 총공세에 피란길 나선 우크라 동부 주민들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에서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총공세에 주민들이 서둘러 짐을 챙겨 내륙 도시 드니프로로 가는 피란 버스에 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전날 지상군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로 진입시키고 전선을 따라 포격과 로켓 공격을 강화하는 등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022.4.19 크라마토르스크 AP 연합뉴스
한편 그간 러시아군에 봉쇄된 채 집중 공격을 받아 온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에서는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 100여명이 탈출했다.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안전한 대피를 도왔으며, 민간인들은 이날 자포리자와 베지멘네 등에 도착할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우리는 이 영토(마리우폴)에서 휴전을 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두 달 넘게 러시아가 맹공을 퍼붓고도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뚫기가 쉽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