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 하늘서 본 크림대교…자존심 구긴 푸틴 “보복 준비중” [포착]

‘쩍’ 하늘서 본 크림대교…자존심 구긴 푸틴 “보복 준비중” [포착]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7-18 09:23
업데이트 2023-07-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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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차량용 교량 일부 경간이 끊어진 것이 확인된다. 2023.7.17 A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차량용 교량 일부 경간이 끊어진 것이 확인된다. 2023.7.17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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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매쉬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매쉬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가 또 ‘쩍’ 갈라졌다. 자존심에 금이 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보복을 예고했다.

17일(현지시간) 새벽 크림대교에서 두 차례 폭발음이 있은 후 차량용 교량 및 통행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의문의 ‘비상 상황’으로 14세 소녀 등 파손 차량에 타고 있던 벨고로드주 일가족 3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대교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러시아가 임명한 크림자치공화국 수반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날 오전 4시 21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상황 때문에 다리 통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악쇼노프는 “크림대교의 통행이 중단됐다. 크라스노다르로부터 145번째 교각 구역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사법당국과 모든 담당 기관이 활동에 나섰다”고 했다.

이후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차량용 교량의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기울어진 크림대교 모습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서도 까맣게 그을린 차량용 교량 일부 구간이 확인됐다. 교량 한가운데가 갈라져 휜 형태는 아래로부터의 물리적 충격을 짐작케 했다.

“우크라 특수기관의 테러…수중드론 2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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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차량용 교량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기울어진 모습. 2023.7.17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차량용 교량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기울어진 모습. 2023.7.17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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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차량용 교량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기울어진 모습. 2023.7.17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차량용 교량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기울어진 모습. 2023.7.17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같은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번 사태를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또 “크림대교가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면서 “다리 도로면이 테러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간 군사전문가 사이에서는 최대 500㎏의 폭발물 운반이 가능한 최신형 수중 드론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확산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크림대교 공격 조직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 요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발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흑해곡물협정은 오늘부터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앞서 밝힌 대로 협정의 데드라인은 17일(오늘)”이라며 “불행히도 러시아 관련 사항이 아직 이행되지 않았고, 따라서 협정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협정이 중단됐지만,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는 즉시 러시아는 협정 이행에 복귀할 것”이라며 협상을 위한 여지는 남겼다.

또 크림대교에 대해 벌어진 공격은 이번 협정 종료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푸틴 “크림대교에 테러 재발…국방부가 보복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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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비상 상황과 관련해 정부 대책회의를 소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3.7.17 크렘린궁 공보실/TASS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비상 상황과 관련해 정부 대책회의를 소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3.7.17 크렘린궁 공보실/TASS 연합뉴스
크림대교 사건 관련 정부 대책회의를 소집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같은날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크림대교를 목표로 또다시 테러 행위가 자행됐다. 교량 도로가 심하게 손상됐다”며 “당연히 러시아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가 이번 테러 공격에 보복할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범죄는 군사적 관점에서 무의미하고 잔인한 것”이라며 “크림대교가 오랜 기간 군사 수송에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10월에 이어 크림대교에 대한 공격이 재발한 것과 관련, “두 번의 공격과 관련해 교량 보안에 대한 구체적 제안을 원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연방보안국(FSB)과 연방수사위원회에 대해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히고 “모든 정황이 파악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속한 복구 작업에 나서는 한편 이번 사건으로 다친 어린이와 친척들에게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하라고 당부했다.

마라트 후스눌린 부총리는 “차량용 교량 경간 한쪽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해체 및 재건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한쪽 경간의 양방향 통행은 9월 15일까지, 나머지 한쪽 경간의 통행은 11월 1일까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교각에는 손상이 없었고, 철도 교량의 철로 한쪽이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며 “열차는 정해진 일정대로 통행하고 있다. 철로 작업자들이 작업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교각이 손상되지 않은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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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의 크라스노다르쪽 145번째 교각 구역이 손상돼 있다. 이날 비상상황으로 차량용 교량의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일가족 3명이 죽거나 다쳤다. 2023.7.17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TASS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의 크라스노다르쪽 145번째 교각 구역이 손상돼 있다. 이날 비상상황으로 차량용 교량의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일가족 3명이 죽거나 다쳤다. 2023.7.17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TAS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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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관계자들이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폭파 관련 조사를 수행 중이다. 2023.7.17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관계자들이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폭파 관련 조사를 수행 중이다. 2023.7.17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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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의 크라스노다르쪽 145번째 교각 구역이 손상돼 있다. 2023.7.17 UPI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의 크라스노다르쪽 145번째 교각 구역이 손상돼 있다. 2023.7.17 UPI 연합뉴스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크림대교는 유럽에서 가장 긴 19㎞ 길이로, 준공에는 약 2279억 루블(약 5조 2000억원)이 투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5월 크림대교 개통식 때 카마즈 트럭을 몰고 직접 다리를 건넜다. 크림대교가 ‘푸틴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이유다.

작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크림대교는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 왔다.

크림반도를 포함한 영토 완전성 회복을 종전 조건으로 내건 우크라이나는 개전 후 크림대교를 꾸준히 두드렸다.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 하루 뒤인 작년 10월 8일에는 폭발물을 싣고 달리던 트럭이 폭발하면서 4명이 사망했고, 크림대교 차량용 교량 2개 구간이 붕괴했다.

이때 폭발로 한때 통행이 중단됐던 크림대교는 개전 1주년을 앞둔 올해 2월 완전 복구됐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을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대규모 미사일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전쟁 500일이었던 지난 8일 텔레그램에 “러시아 물류 중단을 위해 크림대교에 첫 타격을 가한지 273일”이라며 크림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가 우크라이나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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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사진 오른쪽에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차량용 교량 일부 경간이 끊어진 것이 확인된다. 2023.7.17 A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사진 오른쪽에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 차량용 교량 일부 경간이 끊어진 것이 확인된다. 2023.7.17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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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비상상황으로 차량용 교량의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의 이날 모습. 2023.7.17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비상상황으로 차량용 교량의 일부 경간이 끊어지고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의 이날 모습. 2023.7.17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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