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단한 TV쇼”…젤렌스키가 ‘미끼’ 문 결정적 장면 (영상) [포착]

트럼프 “대단한 TV쇼”…젤렌스키가 ‘미끼’ 문 결정적 장면 (영상) [포착]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5-03-01 16:47
수정 2025-03-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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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2025.2.28 워싱턴 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2025.2.28 워싱턴 EPA 연합뉴스


“이건 대단한 TV(쇼)가 될 것이다. 장담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2.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며 취재진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쇼맨’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방송국 카메라 등 언론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칠게 면박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빈손으로 백악관에서 내쫓기고 말았다.

파국으로 끝난 이번 회담을 두고 외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미끼’를 물면서 사태가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외교적 매복’ 밴스 부통령과 언쟁을 시작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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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8 워싱턴 EPA 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8 워싱턴 EPA 연합뉴스


텔레그래프 “발끈한 젤렌스키…막판 10분 파국으로”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양측간 회담이 초반 40여분간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막판 10분 동안 파국으로 내몰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50여분간 진행된 회담이 처음부터 험악한 분위기였던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이 영광이라고 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는 우리 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이 40여분 진행된 시점에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너무 동조하는 게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이었다.

해당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푸틴과 동조하지 않는다. 나는 누구와도 동조하지 않는다. 나는 미국과 동조한다. 세계의 이익을 위해 세계와 동조한다. 그리고 나는 이 일(전쟁)을 끝내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당신이 본 어떤 인간보다 강경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결코 거래를 성사시킬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때 대화에 끼어든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외교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끈했다.

밴스 부통령의 발언을 그냥 참고 넘기지 못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J.D. 무슨 외교를 말하는 것이냐”라고 되물으며 언쟁을 시작했다.

외신은 이때의 ‘실수’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후 밴스 부통령이 지지 않고 “무례하다”, “고마워하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대화의 분위기는 험악해졌고, 양측은 결국 예정됐던 식사도 함께하지 않은 채 싸늘하게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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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에서 발끈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에게 따져 물으면서 회담 분위기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2025.2.28 미국 비영리 채널 C-SPAN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에서 발끈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에게 따져 물으면서 회담 분위기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2025.2.28 미국 비영리 채널 C-SPAN


BBC “젤렌스키 ‘바다 있어도 미래엔 위험 느낄 것’ 발언 패착”영국 BBC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여러분은 좋은 바다가 있고 지금 (위험을) 느끼지 못하지만, 미래에 느낄 것”이라고 말한 것도 패착이었다고 진단했다.

평소 미국과 유럽 사이에 대서양이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꺼내 든 것이 그의 화를 돋웠다는 것이다.

BBC는 이전까지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사이에만 국한됐던 충돌이 이 발언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으로까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은 그런 것을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다. 기억하라, 당신은 우리가 무엇을 느끼게 될지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경고하며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무례하다”, “고마운 줄 알라”라고 고함을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할 기회를 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듭 무시한 채, 그의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이 합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이다. 우리가 빠지면 당신은 (러시아와) 싸워서 해결해야 할 것이며 그건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적 매복에 넘어간 젤렌스키…미끼 물고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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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동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2025.2.28 워싱턴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동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2025.2.28 워싱턴 AFP 연합뉴스


텔레그래프는 이런 상황에 대해 ‘쇼맨’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외교적 매복’(diplomatic ambush)을 꾀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에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친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끼를 물지 말라”라고 조언했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긍정적인 이야기만 해라”라고 충고했었다며 “이제는 젤렌스키와 다시 거래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백악관도 먼저 적대감을 드러낸 건 젤렌스키 대통령이라며 파국의 책임을 돌렸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상회담 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테이프를 돌려 보면, 실제로 카메라 앞에서 (JD 밴스) 부통령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고 싸움을 시작한 것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빈손으로 백악관에서 내쫓긴 처지가 됐다.

일방적으로 회담을 종료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대적인 보도를 예상한 듯, 취재진을 집무실에서 퇴장시키면서 “이건 대단한 TV(쇼)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측 관계자들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참사’(disaster)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화내며 다투는 리얼리티 TV 생중계로 전락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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