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 인종비하’에도 흑백가족 등장 광고 강행 화제

‘독설 인종비하’에도 흑백가족 등장 광고 강행 화제

입력 2013-06-02 00:00
업데이트 2013-06-0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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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리얼회사, 악성비판 막으려 댓글 기능까지 차단 초강수

흑인 아빠·백인 엄마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등장하는 미국의 한 시리얼 회사 광고가 악성 인종 비하 인터넷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수익을 생각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좋게좋게’ 넘어갈 수도 있는 사안인데도 이 회사의 대응 태도가 화제를 낳고 있다.

시리얼 제품 ‘치리오스’을 생산하는 미국 회사 제너럴밀스는 지난달 27일 흑인 아빠와 백인 엄마가 등장하는 새로운 광고를 내놓았다. 이 광고는 같은 달 29일 유튜브에도 올랐다.

인종이 서로 다른 부부가 등장하는 광고가 아주 흔하지 않다는 점도 눈길을 끌만했지만 광고 내용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광고의 내용은 이렇다. 아침식탁에 엄마와 마주 앉은 어린 딸이 “엄마 시리얼을 먹으면 심장에도 좋나요”라고 묻자 엄마는 그렇다면서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는 곡물이 많이 들어 있단다”라고 답한다. 그러자 어린 딸이 시리얼 상자를 들고 후다닥 달려나간다.

이내 화면은 소파에서 늦잠을 자고 있는 흑인 아빠의 얼굴에 맞춰진다.

아빠가 잠에서 깨자 심장이 있는 아빠의 왼편 가슴 위에는 시리얼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러면서 ‘사랑’이라는 글자가 나오며 광고가 끝난다. 아빠의 건강을 생각해 어린 딸이 아빠의 가슴에 시리얼을 쌓아놓은 것이다.

이 광고가 나간 뒤 인터넷과 유튜브에는 ‘좋아요’ 반응이 ‘싫어요’보다 10배 이상 많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이 광고가 일반의 관심을 끌게 되자 악성 댓글이 붙기 시작했다.

악성 댓글 대부분은 독설에 가까운 인종 비하 내용 일색이었다.

광고 내용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후 이 회사의 대응 방법은 화제를 몰고 왔다. 유튜브 상의 광고 동영상에 인종 비하와 같은 악성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아예 댓글 쓰기 기능을 막아버렸던 것.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어떠한 악성 댓글에도 절대로 광고를 내리지 않겠다”면서 “가족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악성 댓글에 대해 한 누리꾼은 “지금은 2013년이다. 아직도 광고 상에 등장하는 흑백 커플 문제에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야”라며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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