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北외무상이 3월 스웨덴 방문 때 제안…백악관 ”선의의 제스처“
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이 임박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3일 협상 과정에 대해 잘 아는 한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이 관료는 CNN에 북한이 미국인들을 풀어주기로 두 달 전에 이미 결정했으며,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3월 스웨덴 방문 중에 이런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리 외무상은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교장관과 사흘간 회담하고 미국인 석방과 북미정상회담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관료들은 “미국인 석방을 비핵화라는 메인 이슈에 결부하거나 이를 느슨하게 하려고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반응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북한이 곧 석방할 것으로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은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 씨다.
김동철 목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인 2015년 10월 붙잡혔으며, 중국 연변과기대 교수 출신인 김상덕 씨와 북한에서 농업기술 보급 활동을 해온 김학송 씨는 지난해 4월과 5월에 각각 체포됐다.
이들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CNN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직접 석방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저녁(현지시간) 트위터에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으나 소용없었다. 계속 주목하라!(Stay tuned!)”라고 적었다.
앞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양의 한 주민을 인용해 북한 관계 기관이 4월 초 상부 지시로 노동교화소에 수감 중이던 미국인 3명을 평양 외곽의 호텔로 옮겼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상덕 씨의 아들 김솔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가족은 아직 그들(억류된 미국인 3명)이 풀려났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인 3명의 석방을 결정하고 노동교화소에서 풀어준 것이 사실이라면 이르면 5월 중 열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유화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한 관계자는 CNN에 “북한이 미국인 3명을 풀어줄 예정이라면 이는 김정은과의 예정된 정상회담에 앞서 선의의 제스처로 간주될 것”이라며 “그들의 안전과 웰빙은 앞으로 있을 북미 정부 사이의 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전임 대통령과 달리 북한에 억류된 자국 시민들의 석방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달 “우리 정부는 세 명의 미국인을 되찾아오기 위해 매우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도 최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 극비 방북 때 억류자 문제를 꺼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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