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선거 패배 다음날… 아르헨, 기준금리 21%P 인상 ‘초강수’

집권당 선거 패배 다음날… 아르헨, 기준금리 21%P 인상 ‘초강수’

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23-08-15 23:56
업데이트 2023-08-1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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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0%→118.00%, 세 자릿수로
살인적인 인플레·외환 고갈 대응
대권 풍향계 예비선거 결과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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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두 여성이 대통령 선거 예비선거 다음날인 14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100달러 지폐들 이미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은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무려 21%나 올려 세 자릿수를 만드는 초강수를 뒀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두 여성이 대통령 선거 예비선거 다음날인 14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100달러 지폐들 이미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은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무려 21%나 올려 세 자릿수를 만드는 초강수를 뒀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 연합뉴스
남미 아르헨티나가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기준금리를 세 자릿수까지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이사회가 통화정책(기준) 금리를 97.00%에서 118.00%로 21% 포인트 인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차기 대권의 ‘풍향계’인 예비선거에서 여권이 패배한 다음날 나온 결정이라 눈길을 끈다.

1980∼1990년대 경제 대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 아르헨티나 기준금리가 100%를 넘긴 건 처음이다. 그러나 2002년 4월 기준금리 91.19%에 이어 지난 6월 97.00%로 결정되면서 금리 100%대를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나왔다. 인상 폭도 2002년 6월 44.74%에서 7월 67.60%로 결정한 이후 21년 만에 최대다.

BCRA는 이번 조처가 환율 기대치 고정, 외환 보유 압박 완화, 아르헨티나 페소 통화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수익 등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CRA는 또 페소화의 공식 환율을 달러당 298.50페소에서 365.50페소로 평가절하했다. 이 환율은 오는 10월 22일 대선 무렵까지 고정될 예정이다. 다만 비공식 환율은 달러당 700페소까지 뛰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부의 ‘세 자릿수 금리’는 상점에서 물건 가격표를 붙이지 못할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고 정치적 변동성을 가중하는 보유외환 고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정책을 1년 넘게 펼치고 있지만 물가와 환율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6월 기준 115%를 넘어서며 고공행진 중이다. 외환 순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고려할 때 마이너스 80억 달러(약 10조 74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수도권 기준 생활비는 연초 대비 31%나 올라 민생고를 부추기고 있다.

예비선거 결과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극우 성향으로 ‘전진하는 자유’ 소속인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이 여권 좌파 연합인 ‘조국을 위한 연대’의 세르히오 마사 경제부 장관을 꺾고 1위를 차지해 재집권을 노리는 여당으로선 물가 잡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송한수 선임기자
2023-08-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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