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파타야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체포된 중국인 남성. 현지 경찰 제공
태국 파타야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시신이 잔혹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인 중국인 남성을 공항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26일 태국 매체 카오소드 영문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파타야 중부의 한 임대 아파트 객실 욕조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을 발견한 것은 이 아파트의 청소 등을 담당하는 관리 직원이었다. 이 직원은 이날 새벽 2시쯤 문제의 호실에서 남자와 여자가 다투는 소리를 들었고, 여자가 “날 놔줘! 해치지 마!”라며 비명을 지르는 것도 들었다. 발걸음 소리와 문을 발로 차는 소리가 1시간 동안 이어졌다.


태국 파타야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시신이 크게 훼손된 채 발견돼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현지 경찰 제공
관리 직원으로부터 간밤의 일을 보고받은 고용주는 해당 호실로 가서 상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문제의 아파트 문을 두드렸을 때 아무도 답하지 않았고, 비상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 이들은 욕실 욕조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잔혹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목에서 음부에 이르는 부위가 흉기로 잘려져 있었고, 왼쪽 폐는 없어졌으며 심장은 적출된 채 놓여 있었다. 욕조는 핏자국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청소가 된 상태였다.
경찰은 아파트 내부에서 커다란 비닐 봉지와 가위를 발견했다.
피해자의 신원은 25세의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관리자는 해당 아파트를 임대한 세입자가 중국인으로, 사건 전날 오전 9시쯤 일주일치 방세를 냈다고 진술했다.


태국 파타야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남성이 범행 이후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화면. 현지 경찰 제공
경찰 조사 결과 이 중국인의 이름은 ‘푸통위안’으로 이전에 관광비자로 태국을 2~3차례 방문한 이력이 있었다.
경찰은 추적 끝에 푸통위안을 사건 당일 오후 1시 45분쯤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당시 푸통위안은 중국 윈난성 쿤밍행 중국동방항공 MU742편으로 출국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경찰이 확인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푸통위안은 범행 당일 오전 7시 50분쯤 숙소에서 혼자 나와 오토바이 택시와 투어버스를 타고 방콕으로 향했다.
푸통위안은 초기 진술에서 ‘피해자가 먼저 공격해 방어를 하다가 살해에 이르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미 현장에서 수집한 여러 증거와 피해자의 시신에서 확인한 법의학적 증거를 토대로 푸통위안의 주장은 신빙성이 낮은 걸로 보고 있다.


태국 파타야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남성이 범행 전날 마트에서 범행 관련 물품을 구입한 뒤 마트를 떠나는 모습. 현지 경찰 제공
무엇보다 경찰은 푸통위안이 범행 전날 마트에서 범죄와 관련된 여러 물품을 구입한 사실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 그는 큰 가방 1개, 가위 1개, 검은 쓰레기 봉투 1장, 투명 비닐 봉투 1장, 지퍼 타이 1장 등을 구매했고, 이 과정은 약 12분 정도 소요됐다.
법의학자 자문에 따라 경찰은 피해자의 시신에서 왼쪽 폐가 사라진 점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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