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잡지, 보시라이 정변 기도설 제기

홍콩 잡지, 보시라이 정변 기도설 제기

입력 2013-09-02 00:00
수정 2013-09-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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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혐의 등으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서기가 정변을 기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잡지 쟁명(爭鳴)은 9월호에서 보시라이의 진짜 죄 중 하나는 ‘이미 정해진 중앙의 방침’에 도전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 지도자가 차차기 지도자를 지정하는 이른바 ‘격대지정’(隔代指定)의 체제 속에서 보시라이가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고 금기로 여기는 ‘탈적’(奪嫡·적자의 자리를 빼앗는 일)의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잡지는 보시라이가 암암리에 무장세력과 경찰력의 확대를 꾀했고 군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정변으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 했다면서 심지어 보시라이가 ‘시진핑(習近平)은 길어봤자 3년 갈 것’이라고 저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전력을 다해 시진핑을 지원해 이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특히 원 총리는 이 때문에 보시라이 세력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됐다고 잡지는 설명했다.

잡지는 보시라이 사건이 불거진 뒤 후 주석과 원 총리, 그리고 당시 시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사이에 강한 정치 동맹이 형성됐으며 군과 지방 지도자들도 후 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했고 보시라이 쪽에 붙었던 군 장성들 역시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쟁명에 따르면 이렇게 되자 보시라이를 지지했던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 서기 세력은 목숨을 걸고 상황을 뒤집으려 했다.

특히 원 총리가 지난해 3월14일 기자회견에서 보시라이를 공개 비판하면서 후진타오 세력의 대변인 격으로 인식돼 공격 대상이 됐다면서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원 총리 일가의 거액 축재 의혹을 보도한 배경에는 저우융캉 세력의 작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시라이의 쿠데타 기도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기자를 지낸 한 중국 전문가는 지난해 일본 잡지를 통해 보시라이가 왕리쥔(王立軍) 당시 충칭 공안국장의 미국 영사관 망명 시도 당시 충칭 주둔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보시라이의 재판 때 진술도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보시라이가 재판 최후 진술에서 “내가 중국의 총리가 되려고 했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완전히 사실이 아니며 내가 ‘중국의 푸틴’이 되려고 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것도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보시라이의 발언은 당시 재판관의 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국이 공개한 재판 기록에서도 제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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