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력 직면한 WHO 사무총장 “낚시질 기사와 음모론이 문제”

사퇴 압력 직면한 WHO 사무총장 “낚시질 기사와 음모론이 문제”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2-09 06:56
업데이트 2020-02-0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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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긴급위원회에서 논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긴급위원회에서 논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창궐하는 사태를 막지 못한 중국을 노골적으로 두둔해 물러나라는 국제 온라인 청원을 자초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낚시질 기사와 음모이론”이 올바른 사태 대처를 방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려움이 아니라 팩트가 중요함을 간략하게 얘기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스스로와 다른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에 접근해야 한다”면서 새롭게 출현한 바이러스를 둘러싼 잘못된 정보들이 “영웅적으로 해결에 앞장서는 이들의 의욕을 꺾고, 일반 대중에게 혼동과 공포를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WHO에서 우리는 바이러스와 싸울 뿐만 아니라 우리의 대처를 방해하는 낚시질 기사와 음모이론과도 싸우고 있다”면서 “(영국 일간) 가디언 제목이 오늘 얘기하듯 ‘그릇된 정보가 가장 심한 오염체’라고 단언했다.

해당 기사는 이 신문의 오피니언 면에 실린 감염학자 애덤 쿠차르스키의 기고였다. 그는 온라인에 떠돌아다니는 잘못된 주장과 싸우는 최선의 방법은 “진짜 바이러스처럼 치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최근 몇주 동안 지구촌에 바이러스를 중국의 실험실에서 실수로 만들어냈다는 설을 시작으로, 러시아 채널 원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제약업계가 손잡고 꾸민 짓이라고 버젓이 음모론을 주장하는 등 가짜 뉴스의 폐해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본토 사망자 수가 이날 0시 현재 722명이며 누적 확진자 수가 3만 4546명에 이를 정도로 사태를 방치한 중국 정부를 올바르게 이끌지 못한 책임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 엉뚱한 곳에 책임을 돌리려 한다는 비판도 뒤따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조사팀이 10일이나 11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문가도 팀에 합류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WHO는 이날도 신종 코로나 사망자 수가 9일 2002∼2003년 중국을 휩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망자 수(774명)를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도 지난 나흘 동안 발원지인 허베이성의 일간 기준 신규 확진자가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바이러스 통제 조처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뉴스”라면서도 “현재 수많은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내비치긴 했다. 그는 이어 “감소한 것이 아니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에 지난 나흘 동안은 상대적으로 차분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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