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자료사진
니콜이란 이름만 밝히고 캐나다 국적이라고 소개한 그녀는 유물 조각들이 “저주받았다”며 “제자리에 돌려놓아주세요. 제발, 그것들은 나쁜 운을 불러와요”라고 적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이탈리아 언론들의 보도를 취합해 12일 전했다. 봉투 안에는 두 개의 모자이크(타일) 조각, 자기 파편 하나, 암포라(목이 길쭉하고 바닥이 뾰족하며 손잡이가 둘 달린 항아리) 두 조각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훔친 물건들을 캐나다로 가져온 뒤 일생에 비극적인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 충격을 받았으며 이제 돌려주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니콜은 “2005년 폼페이를 방문했을 때 이것들을 가져갔다. 어렸고 어리석어 난 누구도 갖지 못한 역사의 한 편린을 간직하고 싶었다”고 적었다. 이어 “내가 훔친 것들 안에는 부정적인 에너지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끔찍한 방식으로 죽어갔다. 나쁜 운이 나와 우리 가족을 덮쳤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제 서른여섯 살인데 유방암에 두 번이나 걸렸다며 신께 용서를 빌고 있으며 언젠가 이탈리아를 다시 찾아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다. 난 단지 이 저주를 나와 가족에게서 걷어내고 싶을 뿐이다. 제발 이 유물들을 제자리에 돌려 내가 올바른 일을 할 수 있게, 내가 저지른 실수를 바로잡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여행사 대표는 유적지를 관리하는 경찰에게 넘겼다고 했다. 폼페이는 서기 79년 갑자기 베수비우스 화산이 폭발해 용암이 흘러내려 순식간에 잿더미가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 이탈리아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찾고 싶어하는 유적 가운데 하나다. 이탈리아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은 무례한 행동을 저질러 경찰이 개입하곤 한다. 유적이나 유물에 손을 대는 일조차 금지되는데 문화재를 일부러 훼손하는 반달리즘이나 유물 도둑 때문에 골치를 앓곤 한다.
8월 중순에도 여성 관광객 한 명이 목욕탕 건물 지붕 위에 올라가 셀피를 촬영해 온라인에 유포해 경찰이 조사에 들어간 일이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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