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한국제품” 일본인들의 불신…일본車보다 좋은데도 안 팔리는 현대車…日평론가 분석

“못 믿을 한국제품” 일본인들의 불신…일본車보다 좋은데도 안 팔리는 현대車…日평론가 분석

김태균 기자
입력 2023-05-05 13:27
업데이트 2023-05-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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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현대車, 왜 일본에서는 고전하나’ 칼럼
올해 1분기 세계판매 102만대…일본에선 162대
“수준 낮은 한국차…日 소비자 불신 극복 과제”

25일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3조 59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86.5% 증가한 것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현대차 매장 모습. 뉴스1
25일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3조 59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86.5% 증가한 것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현대차 매장 모습.
뉴스1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는 닛산 아리야(ARIYA), 도요타 bZ4X, 스바루 솔테라 등 일본 전기차들을 압도한다. 그러나 대부분 일본인의 구매 리스트에 현대차는 없다.”

일본 자동차 전문매체 ‘베스트카’는 3일 인터넷판에 유명 자동차 평론가 구니사와 미쓰히로의 ‘세계 판매 호조에도 왜 일본에서는 고전하나…현대차가 일본에서 안 팔리는 이유와 향후 위상’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싣고 지난해 일본 재진출 이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대차의 사정과 향후 추이를 전망했다.

구니사와는 칼럼에서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102만 3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0%나 증가했지만, 일본에서는 같은 기간 고작 162대를 파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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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자사의 새 쿠페(2인승)모델 ‘렉서스 LC500’을 선보이고 있다. 디트로이트 AFP 연합뉴스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자사의 새 쿠페(2인승)모델 ‘렉서스 LC500’을 선보이고 있다.
디트로이트 AFP 연합뉴스
2001년 일본에 진출했다가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철수했던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현지 재공략에 나섰다.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 등 2종을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극히 미미하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일본 ‘올해의 차’(COTY) 선정에서 수입차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 아이오닉6(일본 미발매)는 ‘2023 월드카 어워즈’에서 ‘올해의 차’, ‘올해의 디자인’에 선정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고 있다.”

칼럼은 “이렇듯 뛰어난 자동차임이 틀림없음에도 현대차는 일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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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전문매체 ‘베스트카’는 3일 인터넷판에 ‘세계 판매 호조에도 왜 일본에서는 고전하나...현대차가 일본에서 안 팔리는 이유와 향후 위상’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화면 캡처
일본 자동차 전문매체 ‘베스트카’는 3일 인터넷판에 ‘세계 판매 호조에도 왜 일본에서는 고전하나...현대차가 일본에서 안 팔리는 이유와 향후 위상’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화면 캡처
“자동차 같은 고가의 상품에 있어 일본인들은 아직 한국산에 믿음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 일본인에게는 ‘한국 제품은 수준이 낮다’는 생각이 뿌리 깊이 박혀 있는 듯하다. 아이오닉5를 호평하는 기사를 쓰면 ‘불이 나는 차를 소개하지 마라’와 같은 비판이 쏟아진다.”

칼럼은 “일본인은 TV, 휴대전화 등에서도 한국 브랜드 기피 경향이 있다”며 “삼성, LG의 TV는 전 세계적으로 일본 제품이 더 이상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잘 팔리고 성능이 좋은데도 그렇다”고 했다.

“태국에 가면 일본 브랜드는 이제 한물간 것으로 취급받는다. 고급 백화점에는 LG나 삼성이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볼 때 일본인의 한국 브랜드 차별은 정말로 심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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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에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에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칼럼은 현대차가 일본에서 인정받는 시점을 ‘TV, 휴대전화가 잘 팔리게 되는 시점 이후’로 내다봤다.

특히 현재와 같은 상태로는 일본인이 현대차를 사기가 어렵다고 했다.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시장에 들어왔지만, 끈질기게 버티지 못했다. 이번 일본 시장 재진입에서도 딜러를 두지 않고, 큰 투자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번보다 더 쉽게 철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도 판매에 따른 책임 발생을 고려해서인지 리스를 주력으로 하는 것 같다.”

칼럼은 “올해 들어 162대 판매라는 저조한 실적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며 “특히 지난해 일본에 다시 들어올 때만 해도 다양한 홍보·선전 활동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현대차는 이번에도 일본 시장을 포기해야 할까”라고 물은 뒤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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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bZ4X 도요타 홈페이지
도요타 bZ4X
도요타 홈페이지
“아이오닉5는 아리야, bZ4X, 솔테라 등 현재 시판 중인 일본 전기차와 비교하면 모든 평가항목에서 앞선다. 브랜드 이미지만 뒷받침된다면 수요는 있을 것이다.”

구니사와 평론가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의 활용이나 한류드라마, K팝 연계 홍보 등을 제안했다.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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