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아프리카, 조세피난처 탓 수백억弗 손실”

코피 아난 “아프리카, 조세피난처 탓 수백억弗 손실”

입력 2013-06-20 00:00
업데이트 2013-06-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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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주요 기업들이 이용하는 조세피난처가 매년 수백억 달러 규모로 아프리카 빈곤국들에 손실을 안긴다고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19일(현지시간) 말했다.

아난 전 총장은 이날 ‘천연자원과 갈등’에 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조세회피와 수상한 거래들이 국가 수입의 감소를 가져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나 출신으로 지난 1997∼2006년 총장을 지낸 그는 이 때문에 수십 년간 아프리카 대륙을 괴롭힌 천연자원 전쟁도 부채질 된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이 역외회사, 쉘 컴퍼니(자산이나 사업 활동이 없는 명의뿐인 회사), 조세피난처들을 폭넓게 이용하면서 공시 기준뿐 아니라 투명성을 높이려는 아프리카 내 개혁세력의 노력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의장을 맡아 이끄는 ‘아프리카 진보 패널’(APP)이 보고서를 통해 익명의 ‘명의뿐인 기업’들이 2010∼2012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5차례에 걸쳐 거래하면서 14억 달러(약 1조 6천억 원) 가량 손실을 유발했다고 실례를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정도 금액은 가난하지만 자원은 많은 국가로 치면 연간 건강·교육 분야 예산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아프리카 에너지·광산업계의 부패와 조세회피 행위에 맞물린 자금유출이 그만큼 대규모라는 얘기다.

아난 전 총장은 또 아프리카 국가들은 연간 300억 달러 넘게 제공되는 서방의 개발 원조금보다 조세회피에 따른 손실을 더 많이 본다고도 했다.

그는 금주 주요 8개국(G8) 지도자들이 합의한 조세회피 단속 강화를 칭찬하고 쉘 기업 이용 제한과 수상한 거래 방지를 위한 국제적 납세 규칙을 확립하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안보리가 강력한 대응을 통해, 갈등을 유발하는 자원 약탈을 끝장내는 데 중요하게 역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순회의장국인 영국이 마련한 이날 회의에서는 이런 논의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발표되지 않았다.

마크 라이얼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어떤 멤버들은 안보리 권한 밖이라며 성명 채택에 반대했다며 채택 불발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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