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죽었다 살아난’ 사형수 문제로 곤경

이란, ‘죽었다 살아난’ 사형수 문제로 곤경

입력 2013-10-18 00:00
수정 2013-10-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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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재집행 결정에 국제단체·이란 종교지도자까지 구명 요구

최근 이란에서 처형돼 ‘사망 판정’까지 받았으나 다음날 되살아난 마약사범의 처리를 두고 이란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법부가 형 재집행을 결정하자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단체뿐만 아니라 시아파 종교지도자까지 구명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국내외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번 사안은 이란 사법당국이 마약사범인 알리레자(37)를 이달초 교수형에 처하면서 비롯됐다.

알리레자는 형 집행 12분 뒤 참관 의사가 사망을 확인한 뒤 시신 안치소로 옮겨겨졌다. 다음날 가족들이 시신을 넘겨받으려고 보관함을 열었을 때 알리레자는 의식을 회복해 두 눈을 뜨고 있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살아났다.

알리레자의 가족들은 기적과도 같은 ‘부활’ 소식에 형 면제에 대한 기대를 품었지만, 당국은 후유증 치료를 마치는 대로 재집행 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재판부는 “그가 받은 선고 사형이 목적이지 교수대에 올리는 것이 다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이란의 인권변호사들과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구명 운동에 나섰다.

사형제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란인 인권변호사 파리데 게이라트는 “샤리아는 범죄자가 형 집행 후 살아나면 목숨을 살려주도록 하고 있고, 내가 아는 한 여태껏 한 사람을 두 번 목매단 일은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중동·아프리카 지부장인 필립 루터도 “사형의 고통을 이미 다 당한 사람에게 다시 형을 치르게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끔찍하고 반인도적인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초 사법부의 재집행 주장에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율법 해석의 당사자가 우회적으로 선처를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란 시아파 성지 콤의 아야톨라(종교지도자)인 로폴라 사피 골파예가니는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알리레자의 ‘부활’을 둘러싼 논란에는 자신의 형 재집행과 관련한 율법 해석을 적용해선 안 된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골파예가니의 종교지침에는 “사형수가 형 집행 후 시체보관소나 검시소에서 살아나도 치료가 끝나면 ‘키사스’(징벌)와 ‘하드’(처벌)에 대한 판결은 유효하다”는 내용의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가 담겨 있는데, 이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파트와와 관련해, 남색, 강간, 절도, 간음, 이단, 3회 연속 음주 등 사법부가 아닌 샤리아 율법의 구속을 받는 특정 죄목에만 적용되며 알레리자가 저지른 마약범죄는 재판부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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