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軍실세 솔레이마니 제거 후폭풍
로하니 “꼭 복수”… 트럼프, 3500명 파병佛·中 등 군사 충돌 막기 ‘숨가쁜 외교전’
이란 모스크에 ‘피의 복수’ 붉은 깃발
이란 중북부에 위치한 종교 도시 쿰의 잠카란 모스크(이슬람사원) 돔 정상에 4일(현지시간) 순교의 전투가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붉은 깃발이 게양되는 모습이 이란 국영방송 TV에 방영되고 있다.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사살한 미국에 대해 보복을 다짐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란 국영방송TV 캡처
이란 국영방송TV 캡처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4일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가족에게 ‘아버지의 복수’를 약속했다. 이날 이란 국영TV는 로하니 대통령이 솔레이마니의 딸에게 “이란 모든 국민이 부친의 복수를 할 것”이라며 “그들(미국)은 이번 범죄에 대해 엄청난 후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이날 수도 테헤란 남쪽 시아파 성지인 쿰 지역의 잠카란 이슬람사원에는 ‘피의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이 내걸렸다. 잠카란 사원에 붉은 깃발이 게양된 것은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선언에 맞서 강도 높은 반격을 경고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중동 병력 증강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이란의 52곳을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 놨다”고 으름장을 놨다. 52곳의 의미는 이란이 인질로 잡은 미국인 수를 뜻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동에 350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한다. 미군 82공수부대 대변인인 마이크 번스 중령은 이날 “82공수부대 내 신속대응병력 3500명이 수일 내로 중동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이란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숨가쁜 외교전을 펼쳤다. 주요국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에 든 중동 국가들은 요동치고 있는 중동 정세를 논의하며 미·이란의 긴장완화 방안을 협의하는 등 분주한 외교활동을 전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20-01-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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