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보복’하겠다는 이스라엘… 이란 대규모 사이버 공격?

‘고통스러운 보복’하겠다는 이스라엘… 이란 대규모 사이버 공격?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4-04-17 02:09
수정 2024-04-1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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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내각서 구체적 보복방식 논의
테헤란 상징적 시설 파괴 등 추측
일각 “이란 군대 겨냥 공격 가능성”
가자 최남단 라파 공격 계획 연기

美·英, 재보복 막기 위해 동분서주
‘이란에 영향력’ 中 설득 중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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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연합뉴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자제를 촉구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의 본토 공습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재차 천명했다. 이란을 겨냥해 ‘전면전을 유발하지 않되 고통스러운 보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집권여당인 리쿠드당 소속 장관들과 만나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영리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보복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타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도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이란의 공격에 저항하고자 국제사회는 단결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시내각 회의를 열고 이란에 대한 구체적인 보복 방식을 논의했다. 채널12 방송은 “전시내각이 군에 타격 목표물 목록을 요청했다. 역내 전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도 이란에 고통을 줄 수 있는 보복을 위해 여러 방식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우리 영토로 너무 많은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이란의 공격을 묵인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신호를 발신할 것이다. 대신 (추가 인명 피해를 우려하는) 미국 등 우방이 반대하지 않는 방식을 택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행동에 나서기로 했지만 방법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아 외신들은 다양한 관측을 쏟아 내고 있다. 대체로 사이버 공격이나 상징물에 대한 타격, 친이란 세력에 대한 군사작전으로 모아진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상징적 시설을 파괴하거나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통해 이란의 교통·통신망을 일시 마비시키는 계획을 검토한다는 추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NBC 방송은 미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등 대리 세력에 대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벌인 ‘그림자 전쟁’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도 유력한 방안 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 계획도 연기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란에 대한 보복이 먼저’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이날 “이란의 이익에 반하는 어떤 작은 행위라도 가해자에게 엄중하고 광범위하며 고통스러운 대응을 할 것”이라고 재반격을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세계는 두 나라 간 확전을 막고자 동분서주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대이란 제재를 논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한 차례씩 무기를 사용해 서로를 타격한 만큼 ‘물리적인 전쟁’은 여기서 끝내겠다는 심산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을 우리의 파트너들과 함께 물리쳤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굳이 재보복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함의다.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중국의 역할론도 주목받고 있다.

1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전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하며 “이란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이란이 현 상황을 잘 처리하고 더이상의 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란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확전은 피해 달라’는 바람이다.

이에 대해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이란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의도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로 중동 사태가 긴박해지자 미국과 중국이 각자 한 쪽씩 맡아 싸움을 말리는 형국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분석했다. 중국과 이란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은 이란에서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는 대신 이란에 거액을 투자해 서구세계 경제제재 충격을 줄여 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재보복을 막으려는 미국의 노력만큼이나 이란의 강경 대응을 자제시키려는 중국의 설득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2024-04-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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