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살인범 밝혀낸 소리공학자

목소리로 살인범 밝혀낸 소리공학자

입력 2012-08-14 00:00
업데이트 2012-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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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직업의 세계-일인자’

365일 우리의 일상생활과 함께하는 소리. 무심코 스쳐 지났던 소리부터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 소리까지, 온갖 소리를 분석하고 규명하는 소리공학자가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소리연구소인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의 배명진 교수는 고도의 연구 기술을 요하는 소리 분석부터 소소한 일상 속 소리의 궁금증까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자 제품을 만지던 호기심 많던 소년이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공학자가 되기까지, 14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되는 EBS ‘직업의 세계-일인자’ 편에서는 소리와 함께한 그의 30년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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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소리를 분석하는 소리공학자 배명진 숭실대 교수를 소개하는 ‘직업의 세계-일인자’. EBS 제공
세상의 모든 소리를 분석하는 소리공학자 배명진 숭실대 교수를 소개하는 ‘직업의 세계-일인자’.
EBS 제공


배 교수는 ‘소리’에 관해서는 무엇이든 해결해주는 소리 박사로 유명하다. 과학적 원리에 기초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소리를 분석해 내는 그는 방송가에서 시사, 뉴스, 예능 등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소리 분석 의뢰를 가장 많이 받을 정도로 인정받는 전문가다. 2007년에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70대 어부 살인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통화 목소리를 근거로 범인을 밝혀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손재주가 좋았던 아버지가 축음기나 진공관 라디오를 고치는 것을 보며 자란 그는 어느 날 삼촌이 사다 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분해하고 조립하며 소리의 원리를 터득했다. 전자 제품에 익숙해지다 보니 저절로 소리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해 컴퓨터를 만지던 그는 현실에서 대학 졸업자와의 차이를 느끼고 1975년 숭실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다 정보 통신의 원리인 소리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됐고 본격적으로 소리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소리와 함께해 오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도 배 교수의 연구를 통해 하나의 의미를 가진 소리로 변하게 된다. 배 교수가 소리를 분석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소리를 분석하고 규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리를 실생활에 접목시켜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 실제로 그는 식기나 과일, 필기도구를 이용해 만든 생활 도구 악기로 곡 연주가 가능하게 하기도 하며 연구소 내에 ‘사운드테마파크’를 만들어 소리를 통한 청각적인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단순히 호기심 해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리 하나로 우리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오늘도 연구실에서 소리와 함께하고 있을 그를 만나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2-08-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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