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아이폰보다 갤럭시 호평” 한국실 고급스러워… 관람객 매료

“내 아들, 아이폰보다 갤럭시 호평” 한국실 고급스러워… 관람객 매료

입력 2012-11-19 00:00
업데이트 2012-11-19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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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새단장 보스턴미술관 ‘한국실’ 담당 큐레이터 제인 포털

“내 아들도 아이폰보다 삼성 갤럭시의 디자인이 더 뛰어나다고 말한다. 한국인의 미적 감각은 정말 놀랍다.” 세계 4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미술관의 ‘한국실’ 담당 큐레이터 제인 포털 아시아·오세아니아 및 아프리카 미술부장은 16일(현지시간) 한국실 재개관 행사를 앞두고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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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새로 단장해 지난 16일(현지시간) 재개관한 미국 보스턴미술관(MFA) 한국실에서 제인 포털 큐레이터가 조선시대 병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0년 만에 새로 단장해 지난 16일(현지시간) 재개관한 미국 보스턴미술관(MFA) 한국실에서 제인 포털 큐레이터가 조선시대 병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20년간 중국 및 한국 미술품을 다룬 베테랑 큐레이터로서 4년 전 자리를 옮긴 영국 국적의 그녀는 “이 곳의 한국 소장품 수준은 대영박물관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한·미 수교 100주년 기념으로 1982년 처음 설치된 한국실은 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우상)이 지원한 70만 달러(약 7억 7000만원)로 내부를 말끔히 단장해 이날 관람객에게 다시 선보였다. 112㎡의 한국실은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으며 많은 관람객이 몰려 한국의 미에 흠뻑 매료된 모습이었다.

청동기시대 돌칼부터 고려청자, 조선백자, 불화, 그리고 최근 강익종 작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200여점의 한국 유물과 미술품이 탐스럽게 전시돼 있었다.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한국 유물과 작품은 1000여점으로 미국 내 최다를 자랑한다. 소장품 중 상감청자 기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청자죽조문상감매병이나 불경을 보관하는 자개 경전합, 백자 달항아리, 고려 시대 금속 공예품인 은제 주전자와 받침 등은 국보급이다.

특히 며칠 전 배우 송혜교씨가 기증해 화제가 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비디오 홍보 박스에 관람객들은 큰 호기심을 나타냈다.

→한국실을 재개관한 이유는.

-설치한 지 30년이 지나 개보수할 때가 됐다. 크기는 전과 같지만 디자인이 개선됐고, 새로워졌다.

→한국 컬렉션의 규모를 중국이나 일본 것과 비교하면.

-한국 미술품은 1000점 정도다. 중국은 7000점이고, 일본은 판화만 5만점에 달할 정도로 많다. 일본 유물과 미술품이 많은 것은 19세기 보스턴 사람들이 일본에서 불자가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일본의 유물을 많이 들여왔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불화도 유입됐다.

→한·중·일 작품의 차이는.

-어려운 질문이다. 서양에서 보기에는 세 나라의 묵화나 도자기, 불상 등이 유사해 보인다. 서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중국 문화가 일본으로 건너가는 데 한국이 가교 역할을 했다. 일본이 한국의 영향을 받은 점이 충분히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작품의 독창성은 무엇인가.

-청자는 중국이 먼저이지만 ‘상감’ 기법은 일본이나 중국에는 없고, 한국만 독특하다. 일본이나 중국은 백자를 화려하게 만든 반면 한국은 아무 무늬도 없는 순백의 달항아리를 만들었다. 결벽적 정통성을 강조한 유교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한국인이 회화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재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의 현대미술 수준은 매우 놀랍다. 디지털 작품 등에서도 앞서 있다. 내 아들(27)도 삼성 갤럭시의 디자인이 아이폰보다 뛰어나다면서 갤럭시를 사용할 정도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소장품은.

-고려 은제 주전자와 받침이다. 1935년 일본 수집상에게서 산 것인데 세계적으로 희귀한 작품이다. 고려 나전칠기 2점도 매우 귀한 물건이다.

→비디오 홍보 박스를 기증한 송혜교씨를 알고 있었나.

-몰랐다. 그녀는 보스턴미술관에 기부한 첫 한국인이다.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글 사진 보스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11-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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