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진보·젊은 보수 소통에 도전하다

합리적 진보·젊은 보수 소통에 도전하다

입력 2013-05-23 00:00
수정 2013-05-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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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3일밤 ‘화해 프로젝트’

“젊은 애가 정치물 마시더니 곱게 실성했네요.”

베트남으로 ‘소통 여행’을 떠난 진중권(왼쪽)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EBS 제공
베트남으로 ‘소통 여행’을 떠난 진중권(왼쪽)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EBS 제공


지난해 5월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준석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목이 베인 패러디 만화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씨가 올린 만화는 관우가 조조의 지시로 적장의 목을 베고 돌아오는 장면을 패러디한 내용이었다. 4·11 총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손수조씨의 얼굴을 관우의 얼굴에, 손씨와 맞붙었던 문 고문의 사진을 목이 잘린 적장의 얼굴에 붙여 논란이 됐다. 비판이 쏟아지자 이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대선 국면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이 맞붙는 일은 계속됐다. 지난해 6월 한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만난 진 교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좌클릭’ 정책은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했고 이씨는 “박 전 비대위원장만큼 몇 년에 걸쳐 정책을 준비한 사람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합리적 진보와 젊은 보수를 지향하는 두 사람이 부딪히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진 교수는 지난해 한 칼럼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씨와 내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 나라를 사랑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대화의 여지를 뒀다. 지난 18일에는 케이블 채널 tvN의 ‘SNL코리아’에 함께 출연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EBS는 23일 밤 9시 50분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에서 ‘진보 논객 진중권과 젊은 보수 이준석’편을 방영한다. 두 사람은 한국처럼 한때 남과 북으로 갈렸던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나 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갈등을 돌아본다. 이씨는 “말뿐인 젊은 진보 세력에게는 미래를 느낄 수 없다”고 날을 세우고, 진 교수는 “정의의 문제를 판단하지 않고 실용적인 것만을 말하는 보수야말로 문제”라고 되받는다. 격한 설전이 여행 내내 이어지면서 젊은 나이의 이씨가 왜 보수를 지지하게 되었는지, 진 교수가 갖는 진보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지 등이 조금씩 드러난다.

제작진은 미학자와 공학도인 두 사람의 다른 배경과 취향도 보여준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씨는 산행 내내 휴대전화로 고도를 체크하며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고,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진 교수는 고된 일정 중에도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고 풍경을 기록한다. 트랜스젠더와 가족 등의 화해를 그려왔던 제작진은 젊은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진정한 소통이 가능한지 묻는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2013-05-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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