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집 끝 금동 부분에 새겨져… 신라무덤서 왕 이름 첫 확인
1921년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환두대도’(環頭大刀·고리자루 큰칼)에서 ‘이사지왕’(爾斯智王)이라는 글자가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신라무덤에서 왕의 이름이 확인된 것은 처음으로, 금관총에 묻힌 주인공의 신분을 밝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1921년 조선총독부가 발굴한 신라시대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환두대도(環頭大刀·고리자루 큰칼)의 칼집 하단 앞면에 새겨진 ‘이사지왕’(爾斯智王). 신라 금석문에 새겨진 전형적인 신라식 표기로, 신라 무덤에서 처음 확인된 왕의 이름으로 추정된다. 작은 사진은 국립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온 환두대도.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7/04/SSI_20130704011114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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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조선총독부가 발굴한 신라시대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환두대도(環頭大刀·고리자루 큰칼)의 칼집 하단 앞면에 새겨진 ‘이사지왕’(爾斯智王). 신라 금석문에 새겨진 전형적인 신라식 표기로, 신라 무덤에서 처음 확인된 왕의 이름으로 추정된다. 작은 사진은 국립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온 환두대도.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7/04/SSI_20130704011114.jpg)
1921년 조선총독부가 발굴한 신라시대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환두대도(環頭大刀·고리자루 큰칼)의 칼집 하단 앞면에 새겨진 ‘이사지왕’(爾斯智王). 신라 금석문에 새겨진 전형적인 신라식 표기로, 신라 무덤에서 처음 확인된 왕의 이름으로 추정된다. 작은 사진은 국립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온 환두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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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측은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된 또 다른 금관총 출토 환두대도에서도 ‘이’, ‘팔’(八), ‘십’ 등의 글자가 확인됐다며 ‘이사지왕’ 명문의 일부라고 추정했다. 나머지 한 자루는 많이 부식돼 글자를 구분할 수 없었다. 박물관 연구진은 같은 이름이 새겨진 환두대도가 두 자루 이상 출토된 것으로 미뤄 소유주와 피장자가 일치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지왕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신라 상고시대 왕 가운데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중앙박물관은 마립간인 내물왕이나 지증왕 중 한 사람의 다른 왕명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은 아울러 ‘이사지왕’이 당시 왕으로 불린 고위 귀족 중 한 사람일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내놨다. 경북 포항의 냉수리 신라비(503년)에 등장한 ‘차칠왕등’(此七王等)과 같은 기록에선 마립간이 아닌 귀족도 왕으로 불렸다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해석에 따른다면 금관총, 천마총 등 지금까지 금관이 출토된 신라 무덤을 마립간의 무덤으로 추정해 온 연구는 모두 재검토돼야 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07-04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