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국민의 언어생활’ 설문 조사
국민 10명 가운데 5명은 인터넷이 언어파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26일부터 나흘간 전국 만 15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상대로 시행한 ‘국민의 언어생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2%가 언어파괴나 비속어 사용에 가장 영향력을 미친 매체로 인터넷(카페, 게시판 등)을 꼽았다.
방송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5.4%였고, SNS를 지목한 이는 16.2%였다. 신문이라도 답한 사람은 2.2%에 그쳤다.
세대별로도 언어 사용에 영향을 끼치는 매체가 달랐다.
청소년의 경우 69.3%나 인터넷의 영향이 크다고 꼽았지만 신문을 꼽은 이는 거의 없었다. 반면 60세 이상 조사에서는 인터넷이 42.1%로 다소 낮았고 방송(43.5%)과 신문(5.6%)의 비중이 높았다.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에 대한 인식도 세대 차가 컸다.
전체 30.6%가 평소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청소년은 4.0%만이 전혀 쓰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60세 이상은 51.9%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청소년은 욕설 사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9.3%만이 영화나 방송의 영향을 받는다고 봤다. 오히려 주변 선후배나 친구들의 말투(54.7%), 인터넷에서 쓰는 말투(25.3%), 부모 등 주변 성인의 말투(10.7%)에서 더 영향받는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주변 성인의 말투 영향력’에 대해 40~50대는 5.6%에 불과하다고 인식한 점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주변 성인의 말투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말의 품격이 높아지려면 성인들의 모범적인 언어 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욕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42.6%가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의미를 모르고 습관처럼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20~30대가 9.0%, 40대가 2.9%였고 청소년들은 12.0%로 나타났다.
아울러 응답자의 98.2%는 한글·한국어를 사랑하고 자긍심을 느낀다고 밝혔고, 85.1%는 맞춤법이나 어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39.0%는 주변 사람들이 일상적인 대화에서 영어 등 외국어나 외래어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봤고, 61.2%는 외국어나 외래어가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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