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괜히 관뒀어요’…학교밖청소년 절반 이상 후회

‘학교 괜히 관뒀어요’…학교밖청소년 절반 이상 후회

입력 2016-01-28 13:41
수정 2016-01-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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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첫 실태조사…비행청소년 후회비율은 70.2%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그만둔 비율도 27.5%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다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 절반 이상이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취업사관학교, 단기쉼터, 소년원 등 315개소에 속한 청소년 4천691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를 28일 발표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56.9%가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년원, 보호관찰소에 입소한 비행집단 청소년의 경우 후회하는 비율이 70.2%로 나타나 일반집단 청소년(47.6%)보다 높았다.

후회하는 이유 중에는 다양한 경험부재(52.3%)가 가장 많았다. 졸업장을 받지 못해서(52.3%), 교복을 입지 못해서(51.9%), 친구 사귈 기회가 감소해서(44.6%), 학생권리가 상실되어서(33.3%)가 뒤를 이었다.

학교를 그만둔 사유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27.5%), 공부하기 힘들어서(27.2%),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2.3%), 검정고시 준비(1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비행집단 청소년은 공부하기 싫어서(36.5%), 학교와 분위기가 맞지 않아서(13.2%)의 응답비율이 높았다.

학교는 고등학교 때 가장 많이 그만두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고등학교 때 학교를 떠났다고 답했고, 특히 고등학교 1학년(32.6%) 때 시기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그만둘 때는 부모(67%)나 친구(44.7%)와 가장 많이 상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아무하고도 의논하지 않은 경우도 14.5%나 됐다. 특히 소년원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 26.4%는 아무와도 상의하지 않은 채 학교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또 재학 당시 성적이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청소년들이 학교를 많이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대상의 63.7%가 재학 당시 성적이 중하위권(27.7%)이나 하위권(36%)이었다고 답했다. 또 주 1~2회 이상 지각이나 무단결석을 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51.8%, 43.2%로 높게 나타났다.

학교 밖 청소년의 거주 형태는 매우 불안정했다. 응답자의 53.5%는 학교를 그만둔 후 집 이외에서 생활했다고 답했다. 주로 거주한 장소는 친구 집(34%), PC방(25.8%), 모텔·여관(13.9%), 원룸·고시원(13.3%)이었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에 다니지 않은 대신 일을 하는 비율이 높았다. 학교 밖 청소년 55.5%가 근로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고, 미인가대안학교를 제외할 경우 비율은 60% 이상 증가했다.

근로업종은 단순근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음식점이 37.6%로 가장 높았고, 편의점·슈퍼 점원(8.5%), 카페·주점 서빙(6.8%)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학교를 그만뒀다는 이유로 주위에서 따가운 시선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43%는 사회적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고, 진로찾기(28.8%)와 부모와의 갈등(26.3%)도 힘든 점으로 꼽았다. 정부에 바라는 정책은 검정고시 지원이 4점 만점에 2.87점으로 가장 높았고, 건강검진 제공(2.82점)·진로탐색 체험(2.78점)·직업교육훈련(2.76점)의 순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 밖 청소년의 유형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이번에 실시한 제1차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는 학업중단 사유 등에 대한 기초자료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학교 밖 청소년이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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