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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행사가 우선순위”…‘퀴어퍼레이드’ 서울광장 사용 못한다

“청소년 행사가 우선순위”…‘퀴어퍼레이드’ 서울광장 사용 못한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3-07-01 08:16
업데이트 2023-07-0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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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광장 밖’ 퀴어퍼레이드
5만명 이상 참여할 듯
서울시, 서울광장 사용 불허
“청소년 행사가 우선순위”
도심 곳곳 반대집회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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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제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대형 깃발을 든 채 행진하고 있다. 서울신문DB
지난해 7월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제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대형 깃발을 든 채 행진하고 있다. 서울신문DB
서울시가 서울퀴어퍼레이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한 가운데, 장소를 옮긴 ‘2023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1일 을지로 일대에서 개최된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이날 오전 11시 을지로2가 일대에서 부스행사를 시작하고 오후 2시 환영 무대를 연다. 조직위는 퍼레이드에 5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후 4시30분부터는 을지로에서 삼일대로∼퇴계로∼명동역∼종로∼종각역 등을 지나는 도심 행진이 예정돼 있다.

퀴어문화축제는 온라인 행사를 한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올해는 서울시의 불허 결정으로 다른 장소에서 개최하게 됐다.

퀴어퍼레이드 서울광장 사용 불허…“청소년 행사가 우선순위”
이날 서울광장에서는 기독교단체인 CTS문화재단이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한다.

앞서 조직위는 6월 22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리는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핵심 행사인 퀴어퍼레이드를 7월 1일 진행하기 위해 지난 4월 서울시에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이하 광장운영위)에서 서울퀴어퍼레이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시 관계자는 “7월 1일 퀴어퍼레이드 외에도 기독교 단체가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열겠다고 중복 신고해 광장운영위를 열고 이에 대해 심의했다”면서 “‘서울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사용일이 중복된 경우 공익 목적 행사나 어린이·청소년 관련 행사 등을 우선 개최하게 돼 있어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서울광장에서 열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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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잔디에 앉아 행사를 즐기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지난해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잔디에 앉아 행사를 즐기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퀴어축제 반대’ 종교·보수 단체들, 세종대로에서 ‘맞불 집회’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종교·보수 단체들은 이날 서울광장 인근 세종대로에 대규모로 모인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2023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를 연다. 주최 측은 특별기도회와 국민대회, 퍼레이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보신각·종각역·을지로입구역 등지에서도 기독교계 행사 또는 ‘맞불 집회’가 열린다.

경찰은 도심 집회와 행진이 안전하게 치러지도록 50개 넘는 부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동선을 분리해 퀴어퍼레이드와 반대 집회 참가자 간 충돌에 대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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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대구시 공무원들이 도로 무단 점거를 문제삼아 주최 측의 무대 설치를 막으려고 하자, 경찰이 합법 집회를 보장해야 한다며 공무원들을 방패로 밀어내고 있다. 특정 행사 개최를 놓고 공권력끼리 충돌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대구 뉴시스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대구시 공무원들이 도로 무단 점거를 문제삼아 주최 측의 무대 설치를 막으려고 하자, 경찰이 합법 집회를 보장해야 한다며 공무원들을 방패로 밀어내고 있다. 특정 행사 개최를 놓고 공권력끼리 충돌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대구 뉴시스
지난달 대구시·경찰, 퀴어축제 충돌 ‘아수라장’
지난달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는 주최 측의 도로점용 문제를 놓고 대구시와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행사 자체는 별다른 사고 없이 치러졌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주최 측의 도로 사용을 ‘불법 점용’으로 본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도로점용 허가나 버스노선 우회를 할 만큼 공공성 있는 집회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후 대구시가 행정대집행에 나서겠다는 강경 방침을 고수하자 경찰은 맞대응 차원에서 법률 검토에 돌입했다.

그 결과 대구퀴어축제는 ‘집회의 자유’ 범주에 있는 집회로,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형사법과 행정법 영역에서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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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광장 인근 도로에서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비가 오는 가운데 성소수자를 의미하는 무지개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지난해 서울광장 인근 도로에서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비가 오는 가운데 성소수자를 의미하는 무지개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행사 당일, 대구시와 중구청 공무원 500명은 주최 측의 무대 설치를 막기 위해 행사장 도로 양옆에 1m 간격으로 늘어섰다.

경찰은 적법하게 신고된 합법 집회라며 20개 중대 1500명을 동원해 주최 측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도로를 통제했다. 이후 경찰과 시 행정당국의 대치가 계속 이어지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방패를 이용해 대구시와 중구청 공무원들을 도로 밖으로 밀어냈고, 공무원들은 “불법 집회를 방조하는 대구경찰은 각성하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경찰은 “우리는 이 집회와 여기 계신 모든 분의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맞섰다.

한편 이날 서울 도심 을지로 일대에서 예정된 퀴어퍼레이드에서는 도로 사용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 등은 신고된 집회의 무대·부스 설치를 도로점용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는 퀴어퍼레이드를 막지는 않고 행사 당일 경찰이나 주최 측에서 교통 대책 등을 요청할 경우 등에만 적절히 대응할 계획이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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