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日우익 쓴소리도 들을 것…젊은 세대에 恨 강요 말아야”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日우익 쓴소리도 들을 것…젊은 세대에 恨 강요 말아야”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3-13 07:10
수정 2024-03-1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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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취임 간담회
“한일 관계, 갈등만 강조…객관적 시각 필요”
“日 우익 비롯 ‘쓴소리’ 듣고 대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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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2024.3.12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12일 서울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2024.3.12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우리는 옳고, 저들은 틀렸다는 식의 주장만 해서는 국제 사회에서 제3자를 설득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12일 열린 취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역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시각”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이사장은 특히 한일 관계를 두고 “그간 대립·갈등의 역사만 주목했다면, 이제는 교류의 역사에도 눈 돌릴 때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학술 행사에도 ‘친한파’로 분류되는 학자만 부를 게 아니라, 우리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불러 쓴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서는 제3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일본 우익의 주장을 대표하는 사람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의견을 들을 것이다. 제3자가 우리의 말에 동의할 수 있게 토론을 전개하면 된다”고 박 이사장은 말했다.

일본 내에서 역사를 왜곡하려거나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으려는 시도가 계속되는데 너무 ‘희망찬 기대’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일본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이사장은 “기존의 기성세대는 자기 연민과 한(恨)의 역사가 있었으나, 미래를 위해서는 이러한 역사 인식을 젊은 세대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년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을 주제로 한 학술 행사가 예정돼 있다며 “연구 정책 기관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싱크탱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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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2024.3.12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12일 서울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2024.3.12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만약 우리가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싸움을 시작한다면 우리는 미래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처칠의 말입니다.”

박 이사장은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1874∼1965)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 역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태도와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올해 추진할 주요 사업으로 재단이 쌓아온 학술 성과를 널리 알리는 일을 꼽았다. 그 일환으로 젊은 세대가 이용하는 동영상 콘텐츠도 강화할 계획이다.

13일에는 중국이 주장하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공개한다.

또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는 일도 앞장설 계획이다.

지난해 말 취임한 박 이사장은 영국사를 전공한 사학자다.

1992년부터 서울대 서양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그는 영국사학회 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서울대 중앙도서관장 등을 지낸 뒤 재단의 제7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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