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400주년 맞아 기념 공연… 29일부터 ‘왕자와 폴스타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정치의 본질적 문제를 파헤친 셰익스피어 대표 사극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의 올 시즌 첫 작품 ‘헨리 4세 Part 1 & Part 2-왕자와 폴스타프’다.‘폴스타프’ 역의 이창직(왼쪽)과 ‘헨리 왕자’ 역의 박정복.
서울시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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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사극 중에서도 대중적 인기를 끈 것은 헨리 4세의 아들인 헨리 왕자와 폴스타프 패거리가 저잣거리에서 벌이는 희극적 이야기 때문이다. 특히 폴스타프는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극 중 인물 중 햄릿과 함께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힌다. 늙고 뚱뚱한 술고래에 허풍쟁이 난봉꾼으로, 헨리 왕자와 저잣거리에서 어울리며 권력의 위선을 통렬히 조롱하는 인물이다.
2012년 첫 공연 당시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역학 관계를 매끄럽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초연을 연출했던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배우 이창직이 초연에 이어 또 한 번 ‘폴스타프’ 역을, 신예 박정복이 ‘헨리 왕자’ 역을 열연한다. 김 예술감독은 “혼란기 새로운 질서를 위해 재구성되는 역동적이고 폭발력 있는 사회 면면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고 있어 변화가 빠른 현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직은 “폴스타프가 없었다면 이 작품이 그렇게 흥미롭진 않았을 것”이라며 “초연 때 폴스타프의 행동과 표현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애니메이션도 여러 편 봤던 기억이 난다. 이번 공연에선 작품의 메시지가 앞 공연보다 훨씬 명료하게 구현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정복은 “헨리 왕자 역을 제안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학교 다닐 때 수업 시간에 셰익스피어를 배운 적 있지만 어렵게 느껴 이 역할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됐고 셰익스피어의 유명 희극이나 비극도 아니고 낯선 사극이란 점도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만~5만원. (02)399-1794.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6-03-0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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