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같던 40여편… 이젠 ‘K뮤지컬 등산’

등산 같던 40여편… 이젠 ‘K뮤지컬 등산’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4-13 17:40
업데이트 2021-04-1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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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은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예술장르 넘어 산업 키우는 데 큰 역할
“수준 높은 관객 눈높이 맞추면서 발전
창작물 통해 글로벌 프로듀서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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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크고 작은 뮤지컬 작품을 꾸준히 올리며 한국의 뮤지컬 시장 성장에 큰 역할을 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완성도 높은 작품도 관객이 있어야 존재하고, 관객과 호흡해야 오래 남을 수 있다”면서 그 성과의 중심이 관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지난 20년간 크고 작은 뮤지컬 작품을 꾸준히 올리며 한국의 뮤지컬 시장 성장에 큰 역할을 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완성도 높은 작품도 관객이 있어야 존재하고, 관객과 호흡해야 오래 남을 수 있다”면서 그 성과의 중심이 관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뮤지컬 제작은 험난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아요. 그러나 등산할 때 그렇듯 무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는 기쁨이 아주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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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오브라만차’  오디컴퍼니 제공
‘맨오브라만차’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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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앤하이드’ 오디컴퍼니 제공
‘지킬앤하이드’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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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토드’ 오디컴퍼니 제공
‘스위니토드’
오디컴퍼니 제공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지난 20년간 뮤지컬과 희로애락을 함께할 수 있었던 동력을 이렇게 떠올렸다. ‘오픈 더 도어’(Open the Door). 2001년 4월 관객과 무대가 만날 수 있도록 새로운 공연예술의 문을 열겠다는 뜻으로 오디(OD)컴퍼니를 세운 지 20년이 됐다. ‘사랑은 비를 타고’를 시작으로 40여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였고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스위니토드’, ‘닥터지바고’, ‘드림걸즈’, ‘그리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 흥행작으로 뮤지컬 시장을 이끌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신 대표는 20년 사이 변화로 “관객이 엄청 늘었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가족과 함께 오는 관객도 늘었고 어렸을 때 부모님 손을 잡고 봤던 기억을 두고 꾸준히 뮤지컬을 찾는 관객이 많아졌다”면서 “같은 작품도 관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만큼 공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관객”이라고 덧붙였다.

오디컴퍼니는 신시컴퍼니, 설앤컴퍼니 등과 함께 그야말로 뮤지컬 몸값을 확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 특히 뮤지컬 전용 공연장들이 생기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극장 무대가 꾸려졌고 거기서 활약하는 스타 배우들이 잇따라 나왔다. 배우와 스태프가 작품당 200~300명이 종사하는 시장이 된 뮤지컬은 공연예술의 한 장르를 넘어 산업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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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지바고’ 오디컴퍼니 제공
‘닥터지바고’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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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오디컴퍼니 제공
‘드라큘라’
오디컴퍼니 제공
그는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다 보니 다양한 작품을 개발하고 완성도를 높이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롱런하고 있는 흥행한 대작들을 주로 기억하지만 사실 40여편 가운데 실패한 작품이 훨씬 많은데 그건 관객들과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답도 내놨다.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도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어야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감독으로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겠다는 꿈을 가졌던 신 대표를 뮤지컬 프로듀서로 굳혀 준 작품은 ‘지킬앤하이드’다. 2004년 초연 이후 지난해까지 1410회 공연에 총 150만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이제 그는 더 넓은 무대를 꿈꾼다고 했다. “앞으로 10년은 새로운 창작 작품들을 개발해 K뮤지컬을 이끄는 글로벌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위대한 개츠비’, ‘리처드 3세’, ‘캡틴 니모’ 등 여섯 편의 창작 신작과 ‘싱스트리트’, ‘아메리칸 인 파리’ 등 라이선스 신작을 관객들에게 내보일 예정이다.

신 대표는 “막이 오르기 전 불이 꺼지고 서곡(overture)이 흐르며 황홀한 시간이 시작되는 뮤지컬은 여전히 저에게 행복하고 마법 같은 장르”라면서 “더 많은 사람이 뮤지컬을 경험해 공연장 문턱을 낮추고 발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4-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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