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위대한 격차의 시작/아짐 아자르 지음/장진영 옮김/청림출판/408쪽/2만 2000원
넷플릭스·챗GPT 성공 사례 언급
AI에 새 일자리 창출 가능성 지적
격차 커질수록 국경 더 견고해져
혁신에 적응하지 못하면 몰락뿐
인공지능(AI) 발달로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AI에 밀려 직장을 떠나는 직원의 모습을 AI 프로그램 ‘달리’(DALL-E)를 사용해 그렸다.
디지털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확산하며, 확산 속도는 계속해서 더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사회제도 변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이를 가리켜 ‘기하급수적 격차’로 명명한다.
책은 기하급수적 격차가 커지는 사회에서 기업이나 노동, 세계, 분쟁, 시민 등 여러 부문에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살핀다. 예컨대 지금 기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을 들라면 누구나 ‘인공지능’(AI)을 꼽을 것이다. 2022년 11월 나온 생성형 AI 챗GPT는 단 1년 만에 주간 이용자 수 1억명을 돌파했다. 성능이 워낙 탁월해 인간을 대체하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말도 공공연하다.
아짐 아자르
특히 노동자가 몸담은 기업이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실패했을 때 이런 문제가 더 두드러진다고 강조한다. 반대로 더 생산적이고 공격적이고 혁신적이고, 더 빨리 성장하는 기업은 이른바 ‘슈퍼스타 기업’이 된다.
비디오 임대 서비스 업체인 ‘블록버스터’의 몰락과 ‘넷플릭스’의 성공이 이런 사례다. 블록버스터는 비디오 대여 시장을 지배할 당시 9000개의 매장을 갖고 있었지만, 넷플릭스의 회원제와 월정액 서비스, 온라인 스트리밍 제공 등을 따라잡지 못해 폐업해야 했다.
기술 혁신을 눈여겨보고 이에 맞춰 대응한다면 발전할 수 있지만, 경영진이나 주주들이 새로운 기술에 따른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을 때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기술 혁신에 따른 여러 방면의 변화를 살핀 저자는 기하급수적 기술 변화에 발맞춰 적절한 제도를 마련한다면 기술은 결코 인간을 위협하지 않으리라고 거듭 강조한다. 단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시스템만이 실패한다고 덧붙인다.
이에 따라 기술 진화가 가져오는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는 ‘유연성’, 끊임없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견고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회복탄력성’, 국가와 기업, 개인의 협력을 도모하는 ‘공공성’을 극복 방안으로 제시한다. 발 빠른 기술에 한탄하기보다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기술을 봐야 할 때라는 의미다.
2024-01-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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