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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사고 몇대 몇!] ⑯직진 차량 vs 우회전 차량 충돌사고…과실비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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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5-30 12:00 자동차사고 몇대 몇!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자동차사고 몇대 몇! 아이클릭아트 제공

▲ 자동차사고 몇대 몇!
아이클릭아트 제공

2018년 한 해 동안 총 21만 714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 등록 대수(2702만 3553대) 기준으로 100대 당 1대 꼴로 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한순간의 방심과 예상치 못한 상대방 차량의 돌발 행동 등으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지만, 일단 사고가 났다면 상대방 차량과 과실 비율을 따지는 일도 중요하다. 서울신문은 손해보험협회 통합상담센터와 함께 자주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 사례를 중심으로 과실 비율 산정 기준과 그 결과를 소개하는 ‘자동차사고 몇대 몇!’ 기사를 연재한다.

2017년 12월 경기 안산시 인근 편도 2차로를 주행하던 A씨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던 B씨 차량과 접촉 사고가 났다. A씨는 교차로에서 신호에 따라 직진하던 차량이 우회전 차량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무과실 사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손해보험사에선 A씨와 B씨의 과실비율이 ‘10% 대 90%’라고 안내했다. 과연 이 사고에서 A씨는 무과실일까.
자동차사고 몇대 몇! - 손해보험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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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사고 몇대 몇! - 손해보험협회 제공

30일 손해보험협회 통합상담센터에 따르면 이 사건의 과실 비율은 A씨가 10%, B씨가 90%다. 우회전을 시도하던 B씨의 주된 과실로 발생한 사고이지만, A씨도 상대방 차량을 발견한 즉시 감속해 사고를 회피하지 않은 과실이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는 미리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를 서행하면서 우회전해야 한다. 실제 운전 관행으로도 교차로에서 직진 차량이 있는 경우 우회전차는 직진차에게 양보하는 것이 통례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 당시 해당 교차로의 통행 우선권은 신호에 따라 직진하던 A씨 차량에게 있다.

A씨 차량은 2차로를 주행하다 전방에서 우회전하는 B씨 차량을 발견하고 1차로로 진로를 변경했지만, B씨 차량이 1차로까지 진행하며 대우회전을 시도해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교통법은 일반도로에서 우회전하기 전 30m 이상의 지점에서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B씨 차량은 우회전하면서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를 조작하지 않고 우회전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B씨의 주된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B씨 차량과 마찬가지로 A씨 차량에게도 전방 및 좌·우 주시의무를 이행하면서 안전하게 자동차를 운행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신호를 준수해 진행하는 차량의 운전자라도 이미 교차로에 진입하고 있는 다른 차량이 있을 경우에는 그 차량의 동태를 두루 살피면서 서행하는 등 사고를 방지할 태세를 갖추고 운전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사고는 주간에 발생한 것으로 날씨는 맑은 상태였고, A씨의 시야에 아무런 장애가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B씨 차량이 빠른 속도로 급격하게 교차로에 진입한 것이 아니란 점에서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B씨 차량을 A씨도 충분히 사전에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A씨는 B씨 차량을 발견하고도 1차로로 진로를 변경하면서 감속하지 않았다. A씨도 B씨 차량을 발견한 후 충돌하기 전까지 감속을 시도했다면 사고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었던 점에서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판례는 과실상계의 적용 방법에 관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과실의 정도, 위법행위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원인이 되어 있는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배상액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는 우회전하면서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 직진하는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고, 방향지시등을 작동해 후방에서 주행 중인 차량에게 예측하게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B씨의 주된 과실로 발생했다. 그러나 A씨도 B씨 차량을 발견한 즉시 감속해 사고를 회피하지 않은 약한 의미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어 일방과실 사고가 아닌 쌍방과실 사고로 볼 수 있다.

다만 A씨 차량이 옆 차로로 회피를 시도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즉시 감속해 사고를 회피하지 못한 것에 높은 비난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A씨 차량 10%, B씨 차량 90%의 과실비율을 적용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A씨도 전방 뿐만 아니라 좌·우 측방을 주시할 의무가 있다”며 “우회전 차량을 인지했을 때 차로를 변경해 직진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감속해 사고를 회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사에서 정한 과실 비율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손해보험협회의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 과실분쟁 소송 전문 변호사 45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이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의 증거를 갖고 적정 과실 비율을 판단한다. 심의위원회가 정한 과실 비율에도 동의하지 못하면 민사 소송으로 가야 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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