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술 탈취에 국회도 뿔났다…“5~10배 배상하라”[법안 톺아보기]

스타트업 기술 탈취에 국회도 뿔났다…“5~10배 배상하라”[법안 톺아보기]

김주환 기자
김주환 기자
입력 2023-08-04 14:09
업데이트 2023-08-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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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톺아보기]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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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기술 탈취 관련 상담 매년 6000건
5년간 기술탈취 피해액만 2827억
與는 5배, 野는 10배로 손해배상액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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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탈취 예방 및 회복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탈취 예방 및 회복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개발 기술을 탈취해 유사 상품을 만드는 사례가 증가하자 손해배상액을 현행 최대 3배에서 5~10배로 늘리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다만 스타트업 업계는 배상액 증액만으로는 대기업의 만행을 막을 수 없다면 보완책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월 당정협의회에서 스타트업의 기술 탈취를 예방하기 위해 손해배상액의 상한액을 5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해당 상임위에서 심도깊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김성원 의원이 손해배상 한도를 5배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김성원 의원실 관계자는 4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의견을 교환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손해배상 한도를 5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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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탈취 해결사례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탈취 해결사례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에서는 김용민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 역시 기존의 징벌적 손해배상액 한도를 5배로 상향한다. 김한정 의원실도 손해배상액 상향한도를 10배로 늘리는 법안을 8월 중 발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한정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 중소기업들은 기술 탈취 문제 때문에 피해를 많이 겪는 상황” 이라며 ‘(야당 입장에서) 10배라는 더 높은 수치를 제시하고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해서 5배보다 더 높은 수치로 상향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술 탈취와 관련한 상담은 매년 6000건 가까이 접수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중소기업 기술 침해 피해 건수는 280건, 피해액만 2827억원에 달한다.

현행 상생협력법에 따르면 수·위탁기업이 기술 탈취를 한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액을 최대 3배까지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을 탈취한 기업이 기술자료 유용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이 손해배상액보다 더 큰 경우가 발생했고, 이에 손해배상액의 한도 상향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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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왼쪽)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와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성원(왼쪽)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와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업계는 이런 개정안들을 환영하면서도 추가적인 대책과 입법을 촉구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손해배상 한도를 늘리는 것은 당연히 환영한다”면서도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초기일수록 수평적인 관계가 아니다 보니 수평적 기업 문화가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상생협력실장은 “징벌적 손해배상은 결국 민사와 관련된 것이어서 소송이 걸렸을 때 입증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스타트업의) 기술 가치를 평가하거나 손해를 산정하는 기술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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