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압색서 ‘3억 루이뷔통 가방’ 확보했지만

檢,압색서 ‘3억 루이뷔통 가방’ 확보했지만

입력 2012-08-09 00:00
업데이트 201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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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4·11 총선 공천 헌금 의혹사건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공천 헌금 의혹 여부를 입증해줄 결정적 증거물이라 할 수 있는 ‘루이비통’ 가방을 찾은 뒤, 공천 헌금의 최종 수령자로 지목된 현기환 전 의원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부산지검에 이어 서울 남부지검에서는 선진당의 공천 헌금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대선을 앞둔 여의도 정가는 검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는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조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은색 쇼핑백에 든 공천 헌금 3억원을 옮겨 담은 루이비통 가방을 찾아냈다. 8일 현 전 의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3억원’의 종착지가 현 전 의원으로 밝혀질 경우 새누리당은 물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씨는 검찰에서 “3월 15일 서울역 3층 한식당에서 불고기백반으로 조씨와 함께 식사한 뒤 3억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자 조씨가 루이비통 가방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위원장은 검찰에서 “활동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았을 뿐이다.”라고 했고, 현 의원은 “3월 15일 조씨가 서울에 간다고 해 활동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전달하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정씨가 이를 3억원으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여러 정황상 정씨의 진술이 사실에 부합하고 조 전 위원장과 현 의원이 서로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 전 위원장의 3월 15~16일의 ‘수상한 행보’를 추적하고 있다. 조 전 위원장은 3월 15일 오전 항공편으로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오후 7시쯤 서울역 3층 한식당에서 정씨를 만나 은색 쇼핑백에 든 3억원을 받은 뒤 루이비통 가방에 옮겨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오후 8시쯤 조 전 위원장과 함께 현 전 의원을 만나러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로 이동했다. 하지만 조씨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먼저 가라.”고 해서 자리를 떴다고 했다. 조 전 위원장은 30분쯤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에 머물다 서울역으로 이동, 9시 10분 부산행 KTX에 탑승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일 조 전 위원장이 현 전 의원을 만나지는 않았다.”면서 “저녁식사 시간, 서울역까지의 이동시간과 기차표 구입시간 등을 고려할 때 저녁 8시부터 8시 30분쯤까지 조씨가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에서 혼자 있었거나 누군가를 만난 뒤 서울역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씨가 서울에 머물렀던 30분간 전화하거나 접촉했을 제3의 인물에 주목하고 있다. 뭉칫돈을 본인이 직접 들고 부산으로 다시 내려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제3의 인물에게 건넸을 가능성도 있어서다.

검찰은 조 전 위원장의 3월 16일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조 전 위원장은 그날 경남 김해 가야컨트리클럽에서 모 인사들과 함께 골프 회동을 가졌다. 검찰은 골프회동 참석자에게 3억원 또는 일부 금액을 건네며 현 의원 공천 관련 로비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현 전 의원과 조 전 위원장이 3월 15일 휴대전화로 통화한 내용을 밝혀내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현 전 의원과 조 전 위원장은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에서 현 전 의원과 조 전 위원장이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통화한 것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면서 “현 의원의 공천과 관련, 모종의 밀약을 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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